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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위기의 순간에 보여준 국민의 저력 자랑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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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 작성일21-08-29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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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간에서 우리 정부를 도왔던 아프가니스탄인들을 한국으로 데려오는 작전은 마치 영화의 한 장면처럼 여겨졌다. 만약 이 작전이 조금이라도 미뤄졌더라면 탈레반의 방해와 IS의 테러 등과 겹치면서 실패할 뻔했다. 이 작전이 성공하면서 한국의 국가 품격이 한층 더 올라갔다. 대사관 직원들이 철수할 때 아프간 직원들에게 "꼭 다시 돌아와 너희들을 한국으로 데려가겠다"는 약속을 했었고 그 약속을 어김없이 지켰다.
   한국을 도운 사람들을 구출하기 위해 사지와도 다름없는 아프간에 다시 들어간 외교부 직원들의 희생정신은 인류애적 관점에서 매우 감동적인 모습이었다. 노르웨이 대사관 직원들은 미군이 철수한다는 소식을 듣고 같이 근무하던 아프간 직원들이 까마득하게 모르게 도망쳐 나온 일과, 독일과 일본 등이 자국을 도운 아프간인을 구출하는 작전에 실패하면서 세계의 언론은 대한민국을 주목하고 있다.
   여기에 우리 국민의 우수성을 보여주는 작지만 훈훈한 미담이 이어지고 있다. 아프가니스탄인이 한국에 입국해 생활하고 있는 충북 진천에 국민들의 따뜻한 마음이 모이고 있는 것이다. 아프간 아이들에게는 장난감과 기저귀 등 유아용품을 선물해 주고 싶다는 문의가 잇따르고 있고 그들을 대승적 차원에서 수용해 준 진천군민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기 위한 국민의 정성이 모아지면서 진천군의 특산물 판매 온라인 장터는 주문량이 평소보다 10배가 늘어 주문이 일시 중단됐다는 소식이다.
   아프간인들에게 기부물품을 보내고 싶다는 문의가 법무부에 빗발치고 있다고 한다. 기부 의향을 밝힌 사람들은 장난감과 기저귀 등 유아용품이다. 아프간인 386명 중 10세 이하 어린이가 166명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법무부는 현행법상 직접 기부물품을 받을 수 없어 물품을 받아 아프간인들에게 전달할 기관을 찾아보고 있다고 한다.
   여기에 전국에서 아프간인들을 포용한 진천지역 특산품을 구매하는 소비자들이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다는 소식도 주목할 만하다. 진천군에서 운영하는 비영리 온라인 쇼핑몰인 진천몰은 갑자기 늘어나는 상품 주문에 일시적으로 판매를 중단했다. 지난 26~29일 4일 동안 이곳을 통해 판매된 특산품은 1800건이나 된다. 하루 평균 450건 정도인데 진천몰의 하루 평균 판매량은 40건 정도였는데 무려 10배가 넘었다.
   대한민국의 공적 시스템과 국민성은 세계 어느 국가보다 뛰어나다는 점을 다시 한번 증명해준 셈이다. 전장과도 같은 곳에 의리를 지키기 위해 뛰어든 외무부 직원과 공군 특수부대요원들. 그리고 코로나19 초기 생활치료센터의 문을 열어줬고 이번에도 아프가니스탄인들을 품은 진천군민들. 선진국 대열에 의젓하게 진입한 국가의 시스템이 얼마나 제대로 작동하는가를 보여줬고 지역 이기주의가 팽배한 시대에 모든 것을 감수하고 인류애를 실천할 수 있는 국민이라는 점을 상기시켜줬다.
   여기에 국민의 응답도 매우 성숙됐다. 위기의 순간에 드러나는 우리 국민의 저력은 아무리 어려운 상황이 닥쳐도 헤쳐나갈 힘이 있다는 희망을 준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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