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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 작성일18-12-26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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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가 출범하면서 청와대는 국민들과 소통하는 창구로 '국민청원' 게시판을 개설했다. 그동안 이 게시판에는 국민의 다양한 민원이 등장했고 청와대는 성실하게 답변했다.

   물론 청와대가 해결할 수 없거나 월권인 민원들이 다수였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민원을 제기한 국민에게 꼬박꼬박 답을 하면서 쌍방향 소통이 가능하도록 했다. 국민은 그 게시판에 마치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다'라고 말하는 양 답답하고 억울한, 혹은 궁금한 사안들을 기탄없이 제기하면서 답답한 마음을 달랬다. 
 현대의 소통 방법은 이처럼 SNS나 인터넷을 통하는 것으로 바뀌어 가고 있다. 일일이 신문고를 두드리거나 민원실을 찾아가는 수고가 덜어지고 시간적 공간적 낭비를 줄였다. 또 대부분의 민원이 공개됨으로써 비슷한 민원을 가진 국민이 공감하거나 이해하도록 도왔다. 이 같은 방식은 각 지방자치단체의 홈페이지에서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그러나 경주시의회 홈페이지에 마련된 민원 게시판인 '의회에 바란다'는 사실상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져 비난이 일고 있다. 시민들은 이 게시판이 원칙적으로 시의원들이 직접 열람하고 민원의 해당 의원이 성실하게 답변하고 해결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의원들이 게시 글에 직접 답변을 쓰지도 않은 데다 관련 부서에 민원이 전달만 될 뿐이라는 것이다.

   8대 경주시의회가 들어선 지난 7월 1일부터 해당 게시판에 올라온 민원인의 글은 총 8건에 불과하다. 이 같은 현상의 원인은 무엇일까. 먼저 시민들이 시의회에 민원을 제기하지 않는다는 것이 가장 큰 원인이다. 의회 홈페이지에 민원 게시판이 있다는 사실을 모르거나 민원을 제기해 봐야 즉각적인 답을 듣기 힘들다는 생각이 있다는 증거다. 게시된 글 8건 가운데 비공개 2건을 제외한 6건 중 답변을 한 글은 단 2건에 불과하고 그것마저 시의회가 아닌 집행부인 경주시가 처리하는 업무라며 해당 부서에 직접 전화해 보라는 식의 무성의한 답변을 했는데 누가 그 소통의 창구를 이용하겠는가.

   이 같은 무성의를 보고 어느 시민이 시의회를 신뢰하겠는가. 물론 게시판 운영의 잘잘못을 가지고 의회 운영 전체를 평가하는 것은 잘못일 수 있다. 하지만 시민과의 소통이 가장 큰 의무인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가장 중요한 시민과의 소통을 등한시한 시의회에게 더 큰 것을 바라는 것은 무리일 수 있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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