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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경주시, 전주시의 선미촌 문화재생 배울 필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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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 작성일21-10-06 1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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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전주시청 건너편의 선미촌은 과거 집창촌이었다. 그러나 최근 그 지역이 홍등을 걷어내고 '서노송예술촌'으로 변화했다고 한다. 좁고 비위생적이며 음습했던 쪽방이 헐리고 서점과 미술관, 박물관이 들어온 것이다. 한때 85곳에 이르렀던 성매매업소는 현재 7곳이 남아 있다고 한다. 어느 일간지의 기자가 페미니즘 예술제가 열리고 있는 서노송예술촌을 찾아갔더니 아직은 행사를 알리는 광고물만 걸려 있을 뿐 골목은 한산했다고 한다.
   집창촌이 예술촌으로 바뀌는 과정이 그리 순탄치 않은 모양이다. 서노송예술촌의 중앙에 자리잡은 미술관은 어떻게 보면 굉장히 생경할 수도 있다. 하지만 성매매업소들이 집중됐던 곳을 예술촌으로 바꾸고 미술관과 박물관을 만든다는 시도 자체가 신선하다.
   선미촌이 서노송예술촌으로 바뀌기 시작한 것은 2016년부터라고 한다. 전주시와 여성단체들이 이곳을 새로운 여성운동의 상징 공간이자 문화예술의 힘을 확인하는 공간으로 바꿔보자고 의기투합하면서 시작됐다. 선미촌민관협의회가 구성돼 집담회와 정책토론을 펼쳤고 전주시는 예산이 되는대로 이곳의 폐·공가를 매입했다. 성매매 여성들의 직업 전환을 위한 주거비 지원 및 직업훈련도 병행했다.
   그러므로 선미촌의 여성들은 공권력에 의한 강제이주를 당한 것이 아니라 지자체의 직업 전환 안내에 따라 전직을 했고 성매매 방지법 이후 시들기 시작한 업소들이 집을 매매할 때 전주시는 예산으로 정당하게 매입한 것이다. 점진적 문화재생의 본보기가 된 서노송예술촌은 다른 지자체와 문화단체의 벤치마킹 대상이 되고 있다.
   경주시도 이 시도를 할 필요가 있다. 성동시장 건너편 집창촌은 지금 거의 폐가가 많다. 아직 비밀리에 영업을 하는 곳이 몇 군데 있기는 하지만 서노송예술촌과 같은 변신을 할 충분한 가능성이 있다. 굳이 예술촌으로 변신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경주의 그 장소는 관광산업과 연계한 도시재생의 최적의 공간이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하나 둘 예산이 허락하는 대로 폐·공가를 점차 매입해 그 골목과 건물의 형태를 그대로 둔 채 기발한 창의력을 가진 이들에게 공개 제공해 카페나 기프트숍, 작은 식당 등으로 활용한다면 엄청난 시너지 효과가 날 것이 분명하다. 프라하의 프라하성과 인접한 황금소로를 기억할 필요가 있다. 16세기 후반 연금술사와 금은세공사들이 살던 흔적을 그대로 보존하고 개방함으로써 프라하를 찾는 관광객들 대부분을 불러모으고 있다.

  폐역이 되는 경주역사와 광장을 당분간 복합문화공간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을 세운 경주시는 이 공간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면 황리단길로 집중된 관광거리를 분산하고 황오동 도시재생의 새로운 숨통을 틔워지는 계기를 마련할 것이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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