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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국민은 청맹과니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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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 작성일19-06-13 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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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경북신문기자] 국회 정상화를 두고 한국당과 청와대의 설전이 가관이다. 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청와대에서 연락조차 없다"고 말하자 강기정 청와대 정무수석이 "나 대표가 청와대는 빠지라, 연락하지 말라"고 했다며 반박했다.

  강 수석의 말을 더 들어보자. 강 수석은 "나경원 대표가 국회 파행 사태 이후 '청와대는 빠져라'라고 언급했다"며 "그 전까지 나경원 대표와 연락했었는데 빠지라고 해서 더 이상 연락할 수 없었다. 이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또 "정양석 원내수석과 통화를 계속하고 있다"며 "황교안 대표 측과도 끊임없이 연락했지만 황 대표도 전화를 받지 않아서 비서실장인 이헌승 의원과 계속 연락 취했다"고 했다.

  어느 쪽의 말이 옳은지는 모르겠지만 꼬인 정국을 풀기 위한 의지가 어느 쪽에도 없다는 점은 분명한 것 같다. 원내 협의에 청와대가 끼지 말라, 청와대가 국회를 간섭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입장을 고수했던 나경원 대표가 무슨 뜻으로 청와대에서 연락이 없다고 했는지 알 수 없는 일이다. 아마 청와대가 통큰 결단을 해서 한국당이 국회로 돌아갈 명분을 만들어 달라는 요구일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청와대는 큰 문제가 없다면 한국당의 요구를 은근슬쩍 들어줄 아량이 있어야 한다. 지금 국민은 막히고 막힌 민생 현안을 풀기 위한 국회 정상화를 애타게 기다리고 있고 추경을 통한 포항 지진, 강원도 산불 수습이 발등의 불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그런데 야당은 야당대로 청와대는 청와대 대로 자신들의 입장만 빳빳하게 세우고 있으니 참으로 답답하다.

  나경원 대표의 얘기로는 "강기정 청와대 정무수석과 노영민 청와대 비서실장은 국회가 파행된 동안에 저한테 연락 한번 제대로 했느냐"며 "노 비서실장이 들어선 이후 전화를 한 번도 받아본 적 없다"고 투정을 부렸다. 막혀 있는 국회 등원의 길을 청와대가 터줄 것을 기대하는 발언이다. 과연 이 투정으로 등원의 출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는가.

  생각을 바꿔야 한다. 여야는 물론이고 청와대까지 국회 정상화는 정쟁이 아니라 국민의 요구라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가장 크고 효율적인 정치 싸움터는 국회라는 사실을 여야가 깨달아야 한다. 정쟁의 희생양은 국민이다. 정치권은 마치 이 사실을 강 건너 불 보듯 하고 있다. 그러나 총선은 코앞으로 다가왔다. 국민은 청맹과니가 아니다. 태업하는 국회의원들에게 국민의 준엄한 심판이 기다리고 있다. 국민에게 준 고통은 부메랑이 돼 그들에게 돌아갈 것이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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