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이순신 장군과 12척의 배 이야기 언급할 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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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 작성일19-07-15 20:23본문
[경북신문=경북신문기자] 자유한국당 정미경 최고위원이 15일 문재인 정부를 임진왜란 때 무능하고 비겁했던 왕으로 비난받는 선조와 측근으로 비유하며 비난을 퍼부었다.
정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인터넷 댓글을 인용하며 "문재인 대통령이 이순신 장군보다 낫다고 하더라"라며 "문재인 대통령은 세월호 한 척 갖고 대선에서 이겼다"라고 말하자 듣고 있던 한국당 의원들 사이에서 웃음이 터져 나왔다고 한다.
정 최고위원의 이날 발언은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2일 전남 블루이코노미 경제비전 선포식에서 인사말을 하면서 "전남은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호국정신이 서린 곳"이라며 "전남 주민들이 이순신 장군과 함께 불과 12척의 배로 나라를 지켰다"고 말한 것을 비꼬아 반박한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의 이순신 장군이 12척의 배로 나라를 지켰다는 발언은 최근 일본의 경제보복조치로 고조되고 있는 한일간의 갈등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그러나 대통령이 이순신 장군과 12척의 배 이야기를 한일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 지금 이 시점에서 굳이 언급할 필요가 있었는지도 한번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당장 정치권에서도 지적이 나왔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15일 문재인 대통령의 '이순신 장군 12척 배' 공개 발언 등을 거론하며 정부는 외교통상 분쟁을 민족감정에 호소해 풀려고 해서는 안 된다고 비판했다.
손 대표는 이날 국회서 열린 바른미래당 최고위 회의에서 "국가지도자를 민족주의자에서 찾으려면 안 된다. 10만 톤 배와 3만 톤 배가 부딪히면 둘 다 손상이 오지만 기우는 것은 3만톤 배"라며 "우리는 심각한 위기로 외교적 타결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손 대표는 정부의 대처와 달리 일본 출장을 통해 급한 불을 꺼고 돌아온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대처방식을 높이 평가하며 일본을 향해 수출규제를 철회하라고 거듭 촉구했다. 이 부회장은 이번 사태의 장기화를 우려하며 정부에 의존하기보다 "단기대책만 급급하지 말고 글로벌 안목을 길러야 한다"고 사장단에 주문하며 사업가다운 냉정한 행보를 보여주고 있다.
손 대표의 말대로 일본의 추가보복이 우려되는 작금의 상황을 민족 감정에 호소해 해결하려는 방식은 양국 모두에 더 큰 화를 부를지 모른다. 지금은 이순신 장군이 12척의 배로 왜군을 물리쳤다는 역사적 사례를 끄집어 내기보다 이 부회장처럼 소리 없는 사태 해결 노력이 더 필요해 보인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정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인터넷 댓글을 인용하며 "문재인 대통령이 이순신 장군보다 낫다고 하더라"라며 "문재인 대통령은 세월호 한 척 갖고 대선에서 이겼다"라고 말하자 듣고 있던 한국당 의원들 사이에서 웃음이 터져 나왔다고 한다.
정 최고위원의 이날 발언은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2일 전남 블루이코노미 경제비전 선포식에서 인사말을 하면서 "전남은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호국정신이 서린 곳"이라며 "전남 주민들이 이순신 장군과 함께 불과 12척의 배로 나라를 지켰다"고 말한 것을 비꼬아 반박한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의 이순신 장군이 12척의 배로 나라를 지켰다는 발언은 최근 일본의 경제보복조치로 고조되고 있는 한일간의 갈등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그러나 대통령이 이순신 장군과 12척의 배 이야기를 한일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 지금 이 시점에서 굳이 언급할 필요가 있었는지도 한번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당장 정치권에서도 지적이 나왔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15일 문재인 대통령의 '이순신 장군 12척 배' 공개 발언 등을 거론하며 정부는 외교통상 분쟁을 민족감정에 호소해 풀려고 해서는 안 된다고 비판했다.
손 대표는 이날 국회서 열린 바른미래당 최고위 회의에서 "국가지도자를 민족주의자에서 찾으려면 안 된다. 10만 톤 배와 3만 톤 배가 부딪히면 둘 다 손상이 오지만 기우는 것은 3만톤 배"라며 "우리는 심각한 위기로 외교적 타결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손 대표는 정부의 대처와 달리 일본 출장을 통해 급한 불을 꺼고 돌아온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대처방식을 높이 평가하며 일본을 향해 수출규제를 철회하라고 거듭 촉구했다. 이 부회장은 이번 사태의 장기화를 우려하며 정부에 의존하기보다 "단기대책만 급급하지 말고 글로벌 안목을 길러야 한다"고 사장단에 주문하며 사업가다운 냉정한 행보를 보여주고 있다.
손 대표의 말대로 일본의 추가보복이 우려되는 작금의 상황을 민족 감정에 호소해 해결하려는 방식은 양국 모두에 더 큰 화를 부를지 모른다. 지금은 이순신 장군이 12척의 배로 왜군을 물리쳤다는 역사적 사례를 끄집어 내기보다 이 부회장처럼 소리 없는 사태 해결 노력이 더 필요해 보인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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