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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전주 한옥마을의 임대료 인하 주목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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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 작성일20-02-16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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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전주 한옥마을 건물주들이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자영업자의 고통을 분담하기 위해 임대료를 10% 이상 내리기로 결정한 사실이 큰 공감을 얻고 있다. 이곳뿐만 아니라 전국의 유명 관광지의 주요 상가는 치솟는 임대료로 토종 점포들이 밀려나는 젠트리피케이션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그런 와중에 전주 한옥마을 건물주들의 이 같은 용단이 전주 지역 상권을 너머 전국으로 확산될지 주목된다.
   김승수 전주시장과 한옥마을 건물주들은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상생선언문 선포식'을 열고 이달부터 10% 이상 임대료를 내려 자영업자들의 경제활동을 돕기로 했다. 시한은 3개월 이상으로 정해 코로나19 우려가 사라 져 지역경제가 회복될 때까지 임대료를 인하하겠다고 합의했다. 그리고 여기에 참여하지 못한 주변 건물주의 동참도 이끌어내 앞으로 건물주와 상인이 협력해 공동체 분위기를 만들어 나가자 것에도 합의했다.
   전주 한옥마을 내 주요 상권인 태조로 일대 상가 건물주는 100여명에 이른다고 한다. 이 거리의 임대료는 도저히 이해하기 힘들 정도다. 2012년 70㎡(23평) 점포 한 칸 임대료는 월 220만원(보증금 2억원)이었지만 3년 뒤 재계약 때는 9배나 뛴 1980만원에 달했다. 이들 점포는 보증금과 월세 환산액을 합친 환산보증금이 10억원을 넘어서기 때문에 임대차보호법에도 적용되지 않았다. 도대체 얼마나 벌어야 월세 2000만원을 감당할 수 있을까 싶지만 실제로 빈 점포가 나오지 않을 정도로 성업을 이뤘다.
   그러나 전통 한옥마을과 어울리지 않은 업종들이 판을 쳐서 심지어는 '길거리 꼬치집 마을'이라는 조롱 섞인 비판도 들었다. 한옥마을이 상업화되면서 우리 문화적 가치를 잃어버리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와 젠트리피케이션으로 기존의 주민들이 외지로 몰려나는 현상이 실제로 현실화 되는 현상도 겪었다.
   아무튼 전주 한옥마을의 임대료 인하 결정은 터무니없는 임대료 거품을 제거하는 건물주, 소위 '갑'들의 자성적 노력이 엿보여서 찬사를 듣는다. 이 현상은 멀리 전주의 일이 아니다. 경주시의 주요 관광거리의 임대료도 심각한 수준이다. 상인들은 치솟을 대로 치솟은 임대료에 불만이 있지만 밀려드는 소비자들의 규모를 보고 인내하고 있다.
   전주의 건물주들이 집단적으로 충분하지는 않지만 일정부분 임대료를 인하하기로 한 결단을 보면서 경주 주요 관광지의 건물주들도 이 같은 결정을 눈여겨보고 본받아야 할 것이다. 더욱이 경주의 전통적인 정체성을 가진 길거리에 전혀 어울리지 않는 종류의 상가들이 들어선다면 전체적인 이미지의 변화도 가져올 수 있다는 사실을 미리 직시해야 한다. 결국 건물주와 상인들이 공감이 선행돼야 풀어낼 수 있는 문제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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