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국가예산 확보에 정치역학 들먹이지 말라 > 사설

본문 바로가기


사설
Home > 사설 > 사설

[사설] 국가예산 확보에 정치역학 들먹이지 말라

페이지 정보

경북신문 작성일20-06-18 19:28

본문

각 지자체의 국가예산 확보에 불이 붙었다. 총선이 끝나고 21대 국회가 개원하고 난 뒤 지역의 현안을 챙기기 위한 발걸음이 분주하다. 그 분주함은 자치단체장이나 국회의원 모두 마찬가지다. 국가예산 확보를 위한 준비작업은 이미 지난해 말부터 시작됐다. 해마다 연말이면 내년 사업을 구체화 하고 그 사업에 수반되는 예산을 확보하기 위한 묘안 찾기에 나선다. 이제 그 묘안을 써먹는 일이 본격화한 것이다. 국가예산을 받아내기 위해서는 아무리 지역의 현안이라고 하더라도 여러 단계를 거치게 된다. 사업의 타당성을 입증해야 하고 시급성을 따져야 한다. 국가 전체의 발전 비전과 부합해야 하고 그 시점의 사회적 이슈와도 근접해야 한다. 그래서 각 지자체는 가장 객관적이면서도 갈급한 사업을 구상해 정부 관계부처를 설득하기에 골몰한다.
 
  예산 편성이 이뤄지는 하반기에는 예산확보 전쟁을 벌이기도 한다. 단체장은 최종 결정권을 가진 기획재정부를 방문해 아예 진을 치는 경우도 있다. 심지어 예산담당 과장을 '알현'하는 데 온갖 인맥을 동원하기도 하고 서기관급 공무원에게도 머리를 조아리고 퉁명스러움을 감내하기도 한다. 곳간 열쇠를 쥐고 있는 공무원에게 읍소하는 것은 오로지 지역의 발전을 위해 한 푼이라도 더 얻어내 사업을 펼치겠다는 눈물겨운 노력의 소산이다. 그런데 해마다 국가예산이 불공평하게 배정된다고 투덜거리는 지역이 있다. 대통령과 친분이 두터운 단체장은 많은 예산을 타내고 정치적 인맥이 부족한 단체장은 푸대접을 받는다는 것이다. 그럴 리가 있겠는가. 어느 지역의 국민은 대한민국의 국민이 아니기야 하겠는가.
 
  21대 국회의원 선가 결과 야권이 싹쓸이한 대구경북은 내년 예산 배정에서 불이익을 받을 것이라는 불안감이 팽배해 있다. 시도민의 정서이기도 하고 야당 국회의원, 단체장들의 조바심도 그렇다. 급기야 권영진 대구시장은 최근 사의를 표한 이승호 경제부시장 후임으로 홍의락 전 민주당 의원을 영입하려 한다는 소문이 나온다. 이 같은 권 시장의 생각을 언론은 지난 21대 총선에서 민주당 소속 김부겸(수성구갑)·홍의락(북구을) 의원이 모두 낙선함에 따라 정치적 고립이 심화돼 향후 국비 확보와 국책사업 유치에 비상이 걸렸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대구의 사정만 그렇겠는가. 경북도 마찬가지다. 정치권에 유력한 여권인사가 없는 두 지자체는 초조할 것이라는 예측이다. 그러나 권 시장이 정부와 여당에 줄을 대기 위해 홍 전 의원을 영입하려 한다면 근시안적 판단이다. 홍 전 의원의 영입이 협치의 차원이라면 모를 일이다. 물론 협치 안에 예산확보도 포함되지만 단순히 국가예산을 확보하기 위해 여권 인사를 영입하려는 시도를 한다는 것은 우리 국가 시스템을 너무 사적인 구조로 파악한 결과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개인정보취급방침 서비스이용약관 이메일무단수집거부
Copyright © 울릉·독도 신문. All rights reserved.
뉴스출처 : 경북신문 (www.kbs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