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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정부와 의료계 한발씩 물러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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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 작성일20-08-26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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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와 대한의사협회의 이견이 좁혀지지 않고 있다. 공공보건의료대학 설립과 의과대학 증원 등 정부의 정책에 반발한 의사들의 반발이 예상 외로 심각하다. 이런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은 대한의사협회의 2차 총파업 등 의료계 집단휴진과 관련해 "원칙적 법 집행을 통해 강력히 대처하라"고 지시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와의 막판 협상 결렬로 의료계는 26일부터 집단휴진에 나섰다. 의협은 앞으로 28일까지 사흘간 집단행동에 돌입했고 대한전공의협의회는 무기한 업무 중단을 이어가고 있다. 따라서 이른바 '강대강' 대치가 불가피해졌다.
 
  문 대통령은 "의료계와의 대화를 통한 설득 노력도 병행하면서 비상 관리체제를 강화하라"고 주문했다. 이미 대통령은 이보다 이틀 전에 "정부는 국민의 생명권을 보호하기 위해서라도 휴진·휴업 등의 위법한 집단적 실력 행사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대응할 수밖에 없다"고 경고한 바 있다. 의료계가 정부 정책에 반대하는 것은 크게 4가지다. 의과대학 정원확대와 공공의대 설립, 한방첩약 급여화, 비대면진료 추진이다. 정부는 의료계의 휴진에 수도권 전공의와 전임의를 대상으로 의사 면허 취소까지 가능한 업무 개시 명령을 발동했다.
 
  하지만 정부와 의료계의 이 같은 대치는 국민을 불안에 몰아넣고 있다. 지금 당장 시급한 과제는 의료 공백으로 말미암은 공포다. 코로나19의 재유행이 현실화 되고 있는 시점에 국민의 건강을 뒤로 밀쳐두고 집단의 이익을 챙기는 의료계와 이를 달래지 못하는 정부에 대한 국민의 시각은 곱지 않다.
 
  의료계는 우리나라의 코로나19 방역 최일선에서 눈부신 역할을 했다. 국민은 그들을 믿고 따랐으며 목숨을 바치고 현장에서 바이러스와 악전고투한 의료인들의 노고를 잊지 못한다. 그러나 지금은 코로나19 발생 이후 가장 위험한 상황에 처해 있다. 이들의 공백은 도저히 상상도 할 수 없는 상태다.
 
  정부와 의료계는 서로의 입장을 잠시 미뤄둬야 한다. 지금 코로나19 방역보다 시급한 현안은 없다. 정부와 의사협회가 한발씩 양보해 국난을 극복하는데 노력해야 한다. 그리고 더 긴 시간을 가지고 두 의견의 격차를 좁혀나가야 한다.
 
  국민이 바라는 바는 정부와 의료계가 지금 당장은 모든 문제를 덮어두고 국민의 건강을 지키는데 몰두해 달라는 것이다. 벌써부터 동네 의원들이 문을 닫아 환자들이 길거리에서 방황하는 사태가 현실화되고 있다. 국민의 건강을 볼모로 서로의 입장을 관철하기 위해 대치하는 모습은 도저히 상식적으로 용납이 되지 않는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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