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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김종인 사과는 지지기반 지역정서 외면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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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 작성일20-12-15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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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사과는 국민의힘 핵심 지지기반인 TK의 정서를 외면한 자충수다.
 
  당내 혁신과 변화를 요구하는 일부 의원들의 긍정적 평가를 끌어내기도 했지만 정치는 정치인들이 독단적으로 이끄는 것이 아니라지지 세력의 의견과 요구를 수용할 때 굳건해지는 만큼 이번 사과는 그들을 지금까지 믿고 지지해 준 지역의 정서에 정면으로 반하는 것이었다.
 
  김 위원장은 물론 지난 정부의 탄핵으로 채워진 '족쇄'와 '비호감'을 털어버리고 내년 4월로 다가온 재·보궐선거와 차기 대선을 위해 새로운 이미지를 부각하기 위한 포석을 깔고 그 발언을 했을지 모른다. 또 여전히 존재하는 친이, 친박이라는 집단분열을 청산하고 '단일대오'로 가다듬어 선거 모드로 진입한다는 의미도 담았을 것이다.
 
  또 백번 이해해 표면적으로는 지난 정권을 배출한 정당의 책임을 겸허하게 인정하고 반성한다는 모습을 보이면서 속뜻은 과거와의 결별을 선언하고 문재인 정권 심판과 정권 재창출을 위한 깃발을 드는 '출정식'의 모양새를 갖췄다고 하더라도 그가 언급한 지난 정권에 대한 평가는 TK 지역민의 정서를 심각하게 건드렸다.
 
  김 위원장의 이날 사과는 두 전직 대통령의 과오를 바로 잡지 못한 자성과 당 쇄신에 초점이 맞춰졌다.
 
  선거 승리를 위해선 비호감 탈피와 중도층 공략이 필수라는 사실을 인정하고 진정한 사과만이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다고 판단했던 것 같다. 김 위원장의 기자회견 발언은 그동안 국민의힘에서 듣지 못했던 표현이 대거 쏟아졌다.
 
  "대통령의 잘못은 곧 집권당의 잘못"이라던가 "집권 여당으로서 책무를 다하지 못했다"라고 한 발언, "통치 권력을 제어하지 못한 무거운 잘못"이라는 표현과 "통렬한 반성", "공구수성(恐懼修省·몹시 두려워하며 수양하고 반성함)이 마땅", "간절한 사죄의 말씀", "용서를 구한다" 등의 표현이 출몰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대해 민주당은 한 마디로 조롱했다. '진정성이 없다'는 것이다. 이런 평가를 들으려고 자기 살을 도려내려 했던가 묻고 싶다. 홍준표 의원과 조원진 의원의 발언을 유심히 들어봐야 한다.
 
  홍준표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실컷 두들겨 맞은 놈이 팬 놈에게 사과를 한다? 참 어이없는 상황"이라며 "이런 배알도 없는 야당은 처음 본다"고 했다. 조원진 우리공화당 대표는 "김종인은 죄 없는 박근혜 대통령에 대해 사과하는 '거짓쇼'를 중단하고 국민의힘 해체 선언을 지금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번 김 위원장의 발언으로 국민의힘이 지지세력의 이반을 불러올 수도 있다. 또 당내 분열로 말미암아 최악의 상황이 닥칠 수도 있다. 과연 그가 국민의힘을 대표할 수 있는 인물인지에 대해서도 논란이 일 것은 불보듯 하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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