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곪아터진 권력형 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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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 작성일08-11-30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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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전 대통령의 측근 인사들이 무더기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정권이 교체할 때마다 권력 주변에 기생하던 세력들의 불법과 비리가 수사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슬픈 광경을 우리는 보고 있다.

전형적인 권력형 게이트 모습에 도덕성과 개혁을 내세웠던 전 정권 주변에서  악취가 진동하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이명박 정부 출범 후 검찰이 진행해온 공기업 비리 수사 결과를 보면 할 말을 잃게 된다. 한국토지공사 전 이사는 아파트 인허가 편의를 봐주고 받은 2100만원어치의 백화점 상품권과 양복 티켓을 침대 밑에 감춰뒀다가 들통 났고, 한국중부발전의 한 간부는 공사 수주대가로 받은 2000만원을 화장실 천장에 숨겼다가 들켰다. 심지어 토지공사 전직 사장과 군인공제회 전 이사장은 그 아들들까지 아버지를 팔아 관련 업체로부터 각각 4500만원과 16억원을 받았다. 이런 공기업을 국민 혈세로 떠받치고 있으니 세금고에 시달리는 납세자들이 분통 터질 일이다.

검찰은 무려 660여명의 공기업 임직원을 적발해 구속 또는 불구속 기소했지만 그걸로 그쳐선 안된다. 공기업에 대한 대대적인 개혁이 반드시 뒤따라야 한다. 정치권과 관료사회, 공기업의 삼각 부패 고리부터 끊어 다시는 이런 비리가 발붙이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 ‘신(神)이 내린 직장’으로 불릴 정도로 보수와 대우 면에서 특혜를 받아온 공기업을 ‘비리의 복마전’으로 그냥 내버려둔다면 어떤 국민이 땀 흘려 일하고 정직하게 세금을 내고 싶겠는가.

전문성도 경영능력도 없는 사람을 코드가 맞는다는 이유로 공기업에 내려보내고, 그는 안착을 위해 노조와 야합하고, 감시 감독해야 할 정부 부처와 기관은 자신들의 민원 해결과 노후 대비책으로 이를 묵인하는 공생(共生)구조가 요지부동인 한, 공기업이 스스로 경쟁력을 높이고 국민의 신뢰를 받으며 국리민복에 기여할 것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이번 수사에서 한국전력공사, 대한주택공사, 한국도로공사, 한국토지공사 등 자산규모 1~4위 공기업부터 임직원 비리에서 자유롭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 공기업은 지금 이 순간도 수많은 취업준비생에게 선망의 대상이다. 그런 공기업들이 납품비리에서 공금횡령, 인사텅탁, 특혜대출 및 부당자금지원 등에 이르기까지 온갖 비리를 저질렀으니 그들 보기가 낯 뜨거울 것이다.

검찰 수사와 형사처벌만으로는 부족하다. 환부를 완전히 도려내는 대수술을 해야 한다. 대통령이 나서서 공기업 비리와의 전쟁이라도 선포해야 한다. 정권이 바뀔때마다 반복괴는 권력형 비리수사라는 악순환은 이제 중단돼야 한다.

세계가 심각한 금융위기를 겪는 지금 우리는 이같은 후진국형 비리구조 때문에 몸살을 앓아야 하는가. 검찰은 수사역량을 총동원해 권력형 비리를 명확하게 실체를 밝혀내기 바란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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