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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남천 친수공간 조성사업에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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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 작성일21-03-10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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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시가 반월성을 끼고 흐르는 남천 주면에 수변공간을 조성한다고 발표했다. 현재 반월성은 발굴조사 중이어서 관광객들의 왕래가 상당히 제한적이지만 인근의 교촌한옥마을과 월정교는 주말이면 인산인해를 이룰 만큼 경주시의 대표적인 문화유적으로 성장했다. 하지만 그 주변이 아직은 세련되게 단장되지 못해 다소 허전한 모양새였으나 산책로와 꽃단지가 어우러지는 수변공간이 조성되면 한층 더 각광받는 관광자원으로 거듭날 가능성이 있다.
   다음달에 착공하는 수변공간 조성사업은 사업비 40억원이 투입된다. 이 사업은 오릉, 교촌마을, 월정교 등의 관광명소를 끼고 흐르는 남천 약 1.5km 구간에 산책로와 꽃단지 등 문화재와 어우러진 아름다운 수변공원을 조성하는 것이 목표다. 문화재 발굴 등의 행정절차 이행 소요 시간을 감안해 이 사업이 완료되려면 약 3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남천은 예로부터 문천(汶川)이라고 해서 모래가 곱고 물흐름에 거슬러 토함산까지 모래가 거꾸로 올라간다는 말이 있다. 외동읍 신계리에서 발원해 불국사 인근을 거쳐 국립박물관, 월정교, 동부사적지를 지나는 하천이다. 그리고 반월성을 감싸 흐르면서 자연스럽게 월성의 남쪽 해자 역할도 했다. 이처럼 남천은 단순한 자연자원이 아니라 역사자원으로도 매우 중요한 하천이다. 원효대사와 요석공주의 러브스토리를 안고 있으며 수많은 설화를 간직한 하천이다.
   이 공간에 새로운 친수공간을 조성한다는 것은 매우 까다로울 수 있다. 자칫 역사의 원형을 훼손할 수 있고 천년 고도의 고졸한 멋을 망가뜨릴 위험도 내재한다. 그러나 지금의 모양새로 버려둘 수도 없는 노릇이다. 그러므로 경주시는 이 친수공간 조성사업을 시행하면서 전문가들의 깊이 있는 자문을 청취하고 역사적, 문화적 가치를 침해하는 잘못을 범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란다. 한 번 잘못되면 다시 회복하는데 오랜 시간이 걸린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그리고 차중에 이 지역의 설화유산도 널리 돋보이게 해야 한다. 월정교의 조형적 아름다움만 내세울 것이 아니라 그 다리가 안고 있는 신라의 역사와 문화를 제대로 소개해야 하고 일정교, 효불효교, 두두리벌 등 산재한 설화유산들을 제대로 소개하는 방안을 검토하기 바란다. 유형의 유산도 중요하지만 무형의 자산은 우리 신라의 정신적 줄기를 이어오는 것이지만 우리는 그동안 그것에 너무 소홀했다.
   그리고 신라의 시조왕인 박혁거세왕의 능이 있는 오릉도 널리 알려야 한다. 신라의 시작이 된 박혁거세왕의 능이 어디에 있는지 모르는 이들도 상당수다. 신라 개국의 역사적인 인물의 능이 있는 곳이 공교롭게도 경주의 관문에 있다는 점을 생각한다면 이번 사업을 펼쳐나가면서 오릉의 재조명 사업도 함께 펼쳐주기를 바란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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