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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시 공무원 일처리 미루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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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 작성일13-06-30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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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차례 겪은 일이지만 경주시의 공무원들은 시민의 민원을 접수한 후 관련 부서 찾기에 우선적으로 분주하다. 한 가지 사안을 두고 두세 개 부서간에 서로 업무 소관을 미루는 경우가 허다했다. “내 일이요”라고 나선 경우는 아직 한 번도 보지 못했다. 민원인은 업무처리를 기다리다가 지치고 결국은 흐지부지 일이 미뤄지고 만다.

예를 들면, 벚꽃 축제장에 무허가 잡상인들이 텐트를 치고 영업행위를 해 축제의 분위기를 망치고 있다는 민원이 제기됐을 때 건설과와 사적관리과, 관할 동사무소가 서로 처리를 미뤘다. 도로에 얹혀 있으면 건설과 소관이고 공원에 있으면 사적관리과 소관이다. 또 어느 동에서 민원이 발생했느냐에 따라 동사무소도 업무에 무관하지 않다. 어느 부서의 업무인지를 따지다 보면 결국 민원 처리는 늦어진다. 벚꽃 축제 때는 업무소관을 따지면서 사나흘을 보냈고 결국 축제가 끝날 때까지 단속은 이뤄지지 않았다.

경주 신라백화점 실내공사 중 석면이 유출된 것과 관련해 경주시는 강 건너 불구경을 했다. 처음에는 이 사안이 경주시 환경과 소관이 아니라 포항노동지청 소관이라고 미뤘다. 그러다가 시의원이 발벗고 나서자 환경과가 나서서 해결하겠다고 주민에게 약속했다. 또 포항노동지청은 “발암물질에 근로자들을 노출시켜 피해를 준 부분에 대해 조사는 우리 소관이고 석면 노출이라는 사안은 경주시 환경 관련 부서가 해야 할 일”이라고 해석했다.

환경과는 주민에게 해결을 약속했지만 아직 아무도 현장에 나타나지 않았다. 환경과는 노출된 석면을 처리하는 일은 청소과라고 업무를 미뤘다. 그러나 청소과는 아직 환경과의 요청을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게 무슨 일인가.

공무원은 하나의 유기적인 조직으로 일을 해야 한다. 칸막이를 없애자는 것도 공직 내부에서 나온 말이다. 업무를 서로 공유하고 신속하게 처리하는 것은 공복으로서 최우선적으로 처리해야 할 당연한 일이다. 경주시 공무원들의 소관 따지기는 더 이상 있어서 안 된다. 시민들의 민원은 민원실로 제기되고 제기된 민원은 원스톱으로 해결돼야 한다. 그렇지 못한다면 그건 시민이 믿고 맡길 공복이 아니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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