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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리 탄생 100주년을 넘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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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 작성일13-12-08 1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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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일 경주에서는 동리목월 문학상 시상식이 열렸다. 강석경, 유안진씨가 소설, 시 부문 수상자로 결정됐다. 우리나라의 유수한 문학상 가운데 하나인 이 상은 올해로 6년째가 된다. 또 시상금이 상당해 많은 문인들이 이 상을 받고 싶어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 상의 권위는 아직 검증되지 않았다. 수상자들이 다른 문학상보다 신선하지 못하다는 말도 나온다. 원로 문인들이 돌아가면서 나눠먹는 상이 아니냐는 비판도 있다. 하지만 지난해 소설부문에 비교적 젊은 소설가인 한강이 수상했으니 이 비판은 100% 적용된다고 말하기에는 조금 무리다.
시상금이 두 분야 모두 7천만원이다. 적지 않은 금액이다. 한 작가의 노작에 대한 대가를 두고 금액의 다소를 논하는 것이 불경스럽기는 하지만 많은 작가들이 부러워하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경주시민에게는 아쉬운 점이 하나 있다. 올해가 동리 탄생 100주년이지만 이렇다 할 기념사업이 없었다는 것이다. 뮤지컬 ‘무녀도동리’가 제작돼 지금 국립중앙박물관 극장 용에서 공연되고 있는 것을 제외하고 동리의 고향인 경주에서 별다른 사업이 없었다는 것이다. 우리 현대문학의 중요한 작가의 고향에서 대접이 소홀하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렵다.
목월 생가는 복원돼 공개됐지만 동리 생가는 아직 터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예산문제를 들먹거리지만 마음만 먹는다면 못할 일도 아니다. 문인협회에서 동리 시비라도 세우자고 제안했지만 예산확보는 물론 시비를 세울 자리를 고르지도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예산 확보가 어려운 것 가운데 하나가 “기존의 동리목월문학관이 있는데 뭐 하러 또 투자해야 하느냐”라는 반문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문학관은 교육기능과 전시기능을 가졌으며 동리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는 사업과는 분리돼야 한다. 만약 동리의 문학적 업적이 해마다 언급이 되고 경주시민의 자긍심으로 굳어져 있다면 탄생 100주년이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할 수 있지만 그것도 아니지 않은가.
한 지역의 시인이나 소설가를 기리는 사업이 이토록 지지부진한 나라는 아마도 우리나라가 유일할지도 모른다. 외국의 경우 곳곳에 기념물을 설치하고 지역의 자존심으로 내세운다. 동리는 우리나라 현대 소설문학에 굵은 획을 그었다. 그의 문학적 성과는 우리 소설문학의 지평을 넓혔고 경주의 자긍심을 높였다. 그런 그의 탄생 100주년이 이토록 허술하다는 점이 아쉽다.
곧 해를 넘긴다. 하지만 동리의 업적을 기리는 일이 굳이 100주년이 아니어도 된다. 후손들에게 문화적 자산을 물려준다는 의미로 동리의 흔적을 더 늦기 전에 복원하는 것이 무엇보다 시급하다는 생각을 해야 한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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