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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음 되찾은 천북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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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 작성일14-05-21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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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주시 천북면 가금농가에 다시 웃음꽃이 피었다. 지난 3월 6일, AI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관계 농원의 닭 50여만 마리 전량을 도태시킨 이후 약 75일 만이다. 당시 살 처분하는데 500여 명의 인력이 동원, 4일이나 걸리는 어마어마한 물량이었다. 가금농가 일대는 하루아침에 쑥대밭이 됐다.
 그러나 희망의 불씨가 꺼진 것 같았던 이 마을에 지난 19일 1만7천 마리의 중병아리가 입식된 것이다. 평온을 찾기 시작한 농민들이 재기의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니 다행이다.
 조류인플루엔자(AI) 발생에 혼쭐이 난 경주시는 철저한 후속조치를 취했다. 이 지역 닭을 전수 매몰 처분한 경주시는 발생 45일 만인 지난달 23일, 외지 닭을 첫 시험 입식했다. 이 지역에서 양성반응을 보였던 양계농가에 처음으로 경주 외동읍에서 가금농가 2곳에 각각 닭 12마리, 13마리를 입식해 시험에 들어간 결과, 아무런 이상이 없는 것으로 최종 확인했다. 그리고 이후 다시 3주에 걸쳐 임상관찰한 후 완전무결을 확신하고 대량 입식을 시도한 것이다.  
 경주시는 앞으로도 2개월간 주 1회 이상 임상관찰을 계속하고 철저한 소독과 점검과정을 거친다. 뒤늦은 조치지만 완벽한 사후 처리에 농민들은 일단 마음이 놓일 것이다.
 이처럼 'AI 청정지역'인 경주에 조류 인플루엔자가 침입한 것은 결국 인재(人災)였다. 당시 평택이라면 AI가 우리나라에서 가장 광범위하게 퍼진 지역으로 모두들 긴장하고 있었다. 따라서 분명 경주 농장에서 평택의 농장으로부터 분양을 받을 때 임상검사를 더 철저히 해야 함에도 불구, 검사 자체가 소홀했었다. 현장에 제대로 가보지도 않고 임상검사 결과가 팩스로 농가에 보내졌다니 하나마나한 임상검사였던 셈이었다.
 이번 세월호 참사에서 국민이 깊이 깨달았듯이 대형 사고의 근원은 사소한 잘못과 비리에서부터 출발한다. '나 하나 쯤 잘못한 것은 괜찮겠지'라는 안전 불감증이 쌓여 적폐(積幣)가 되면서 걷잡을 수 없는 대형 참사로 이어진 것이다.
 천북면 대량 살처분도 마찬가지다. 지난 일이지만 당시 위험지역이었으면 아예 입식을 말아야 하는데도 평소처럼 입식이 이루어졌고, 또 그 과정에서 임상검사만 제대로 했어도 미연에 방지 할 수 있었을 것이다.
 이제 AI 확산에는 성역이 없다는 사실을 직시하고, 당국은 물론 농민들도 원점에서부터 입식과정을 철저하게 재점검하겠다는 자세를 가져야한다. 70여 일 만에 되찾은 웃음이 사소한 실수로 인해 다시 쑥대밭이 되는 우(愚)를 범하지 말아야 한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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