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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인력 낭비 막을 방안은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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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 작성일14-10-07 1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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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년 증가하고 있는 동물구조나 벌집신고를 처리하느라 소방서 본연의 업무처리에 지장을 초래하고 있다. 특히 매년 7~10월에는 농가로부터 벌집신고가 쇄도하고 있어 말그대로 소방서가 벌집을 쑤셔 놓은 듯 분주해지고 있다.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소속 새정치민주연합 박남춘 의원이 소방방재청으로 부터 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2011~2013년 소방관이 출동한 114만4600건 중 36.3%에 해당하는 41만5588건이 벌집 제거와 동물 구조를 위한 것으로 집계됐다.
 경주소방서의 상황도 유사하다. 경주소방서에 따르면 올 7~9월에 접수·처리한 벌집 신고는 700여 건으로 이달 말까지 1천여 건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문제는 이러한 신고추세가 줄어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는데 있다. 가정에서도 분무기용 살충제 등으로 벌과 벌집에 뿌리면 충분히 제거할 수 있는데도 무조건 소방서에 신고부터 하는 추세여서 여름철에는 주 업무가 되고 있다. 벌집 제거를 위해 신고접수를 하거나 현장 출동에는 기본인력 2명과 사다리차를 투입해야 한다.
 물론 소방서에서 생활안전 업무로 분류된 벌집 제거의 경우는 신고접수 후 바로 출동하는 것은 아니지만 안전사고의 위험도 있을 수 있어 반드시 출동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이로서 과외업무나 다름없는 벌집 제거 출동으로 인해 소방서 본연의 업무인 '화재·구급출동'때 장비와 인력을 제대로 동원하지 못하면서 피해를 키우는 등 문제점을 낳고 있다. 더욱이 일부 몰지각한 신고자는 벌의 습격 등 위험 요인을 없애기 위한 것이 아니라 약으로 쓰기 위해 신고하고 또 제거한 벌집을 달라고 요구하는 경우가 많아 출동한 소방대원과 마찰도 빚는 경우도 많다. 동물구조나 벌집제거로 인한 소방인력 낭비를 막기 위해서는 지금까지와 같은 방관적인 태도로는 곤란하다.
 이에 소요 되는 장비와 인력 낭비는 곧바로 예산낭비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우선 이를 전담할 민간 기구를 개설하거나 기존 단체를 육성·지원하는 일을 확대해야 한다. 동물구조의 경우 기존 민간기구에 장비와 인력확대를 지원, 전문화, 상설화하고 24시간 출동 태세를 갖춰야 한다.
 벌집제거의 경우에도 경험이 많은 양봉경력자를 중심으로 지자체별로 인력을 확보해 벌들이 왕성하게 활동하는 시기만큼이라도 전담토록 해 소방인력이 더 이상 낭비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특히 경주의 경우 관광지 특성상 외지 방문객에 의한 사고가 많은 만큼 응급출동에 지장을 초래하는 여지는 모두 없애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일부 TV프로그램의 소방대원에 의한 애완동물 구조 광경을 방영하는 일도 방송사에 협조를 얻어 바로 잡아야 한다. 아무리 귀여운 동물이라도 사람보다 우선 할 수는 없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상업주의에 젖은 프로그램이 조장하는 대로 따를 수는 없는 일이다. 그것이 공권력의 일종이라면 더욱 냉철해야 하고 제어할 필요가 있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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