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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수영 박사 추모비 계기 '이견대 바로 잡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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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 작성일14-11-19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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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무대왕릉이 내려다보이는 이견대 부근에 2011년 타계한 미술사학자 초우 황수영 박사 공덕추모비가 건립됐다. 황수영 박사는 고 진홍섭 박사, 최순우 전 국립박물관장과 같은 북한 개성 출신으로, 식민지시대 개성박물관장으로 있던 고유섭의 문하에서 함께 사사하며 미술사에 입문해 해방 이후 한국미술사학계의 초석을 놓은 중추인물 중 한 명으로 평가되고 있다. 황박사는 경주와도 인연이 깊은 인물이다.
 동국대 교수 및 동국대 총장을 지내며 많은 제자를 길러냈고 불교미술의 탑·불상·공예 등 광범위한 연구를 펼쳤다. 특히 1962~1965년의 석굴암 보수공사와 1967년 문무대왕 해중릉(海中陵)을 확인조사 한 것은 그가 이룩한 가장 큰 업적중의 하나다.
 황박사의 추모공덕비 제막을 계기로 문화재계와 경주시민들 사이에서는 황박사가 주축이 돼 지정한 사적 제159호 이견대의 위치를 고인의 뜻에 따라 바로잡아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황박사는 "지난 1970년 이견대 발굴과 조사를 통해 바닷가쪽에서 건물터 등이 발견되면서 새로 누각을 짓고 이견대라는 현판도 걸었으나 이는 착오"라며 "현재의 바닷가쪽이 아니라 뒤쪽의 산 중턱일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황박사는 이같은 주장을 기회가 있을 때 마다 밝혀왔고 여러 차례 언론 인터뷰를 통해서도 공개적으로 잘못된 것임을 시인했다. 하지만 문화재청은 '명확한 근거자료가 없다' '관리주체인 경주시가 재조사해 바로잡을 일이다'는 등의 이유를 내세우며 황박사 생전에는 물론 사후에도 바로잡으려는 노력을 기울이지 않고 있다.
 제막식 후 경주지역 문화계 인사들을 중심으로 이견대 위치를 바로잡아야 한다는 지적이 강하게 일고 있다. 이들은 황박사가 학자의 자존심을 버리면서 까지 잘못을 시인했고 바로잡아야 한다는 점을 수차례 공개적으로 밝혔는데도 불구하고 모른 체 방치하는 것은 역사를 왜곡하는 일임은 물론 황박사의 업적에도 누가 되는 일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경주시도 이같은 지적에 귀를 기울여 적극 대처해야 한다. 이견대를 관리하고 활용해야 할 주체가 다름 아닌 경주시이기 때문이다. 이를 바로잡지 못하면 경주지역 문화재 해설사와 문화재계 인사, 시민 모두를 거짓말쟁이로 만들게 된다.
 점점 늘어 날 이 일대 관광객들에게 잘못된 스토리텔링을 해야 하고 이미 이같은 정보를 접한 관광객들과는 실랑이를 벌여야 하는 촌극을 연출하게 된다. 황박사의 추모공덕비 건립을 계기로 문화재 당국과 경주시, 그 제자들은 이견대 위치를 바로잡는 일에 즉시 나서야 한다. 그것이 진정 황박사를 추모하는 일임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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