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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탄소중립, 멀쩡한 숲 벌목(伐木)방안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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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 작성일21-05-16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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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과 숲은 생명이 숨 쉬는 삶의 터전이다. 치산녹화가 잘 돼 있는 울창한 나무들이 위기를 맞고 있다. 정부가 '탄소중립'을 위해 멀쩡한 숲을 대거 벌목한 다음 어린 나무 30억 그루를 새로 심는 방안이 추진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탄소중립은 기업이나 개인이 발생시킨 이산화탄소 배출량만큼 이산화탄소 흡수량도 늘려 실질적인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0(zero)'으로 만든다는 개념이다.
   다시 말하면 대기 중으로 배출한 이산화탄소의 양을 상쇄할 정도의 이산화탄소를 다시 흡수하는 대책을 세움으로써 이산화탄소 총량을 중립 상태로 만든다는 뜻이다. 방안으로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에 상응하는 만큼의 숲을 조성하여 산소를 공급하거나 화석연료를 대체할 수 있는 원전 등 무공해에너지 분야에 투자하는 방법밖에 없다.
   이산화탄소는 지구온난화의 주범이다. 탄소중립 운동은 이미 세계 각국에서 활발히 시행하고 있다. 국제사회가 저탄소 녹색성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은 석유, 석탄 등 화석연료가 지구온난화의 주범으로 인식되면서 환경적 측면에서 화석연료 사용억제, 대체 에너지 개발, 에너지 절약과 이용 효율화에 대한 인식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이런 와중에 산림의 가치와 소중함을 선언하고 산림에 대한 미래지향적인 가치관을 정립한 헌장까지 선포한 산림청이 ㅌ나소중립을 앞세워 벌목에 나서 비난 받고 있다.
   산림청의 변명은 수령 30년 이상 된 나무가 탄소 흡수 능력이 떨어진 다는 이유이다. 커가는 나무를 대거 제거하고 어린나무로 대체키로 하면서 누구를 위한 산림정책인가라는 산림전문가들의 반발이 거세다. 전문가들은 "오래된 숲의 탄소 저감 능력이 더 뛰어나다는 연구 결과도 많다"고 반박한다.
   나무는 200~300년 이상까지도 꾸준히 탄소를 몸체에 축적해 나가는데, 중간에 나무를 베어버리면 저장됐던 탄소가 그만큼 공기 중에 배출돼 버린다. 오히려 엔진 톱과 포클레인, 트럭 등 화석 연료 장비를 동원한 벌목 과정에서 탄소가 배출돼 저감 효과가 더  떨어진 다는 지적이다.
   윤여창 서울대 산림과학부 교수는 "더 자라면 고급 건축이나 가구에 쓰일 나무들을 보조금을 줘가며 베라고 권장하는 셈"이라며 "산림의 효용은 탄소중립에만 있는 것도 아니다"라고 했다. 미국·중국 등 16국 과학자들이 2014년 '네이처'에 발표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지름이 50㎝인 나무보다 지름이 100㎝인 나무가 3배 더 빨리 커진다. 나이가 들수록 탄소를 잡아두는 능력이 커진다는 것이다. 산불로 산림이 황폐화 되어 가는데 장래 경제성 가치가 있는 나무를 벌목하고 어린 조림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이 같은 사실은 국민의힘 윤영석 의원이 산림청에서 받은 자료에서 확인됐다. 탈 원전 정책으로 탄소 저감 목표가 차질을 빚자 '멀쩡한 나무'가 날 벼락 맞는 셈이다. 탄소중립은 탄소 배출량이 적은 원전 건설을 늘려나가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의견을 귀담아 들어야 한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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