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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이건희 미술관 반드시 경주에 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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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 작성일21-05-24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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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故) 이건희 삼성 회장 유족이 기증한 미술품을 놓고 지방자치단체들이 미술관 유치 경쟁을 벌이는 가운데 정부가 6월 미술관 신설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관계자는 이건희 컬렉션 미술관 신설에 대해 "이르면 6월 안에 공정성과 객관성을 담보할 전문가위원회를 구성해 최종 방침을 확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미술관 신설 지역 선정 기준에 대해서는 "많은 사람이 작품을 감상하고 향유하기를 바란 기증자의 정신과 국민의 접근성 등 두 가지 원칙을 중심에 놓고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 수도권도 고려 대상일 뿐 확정된 것은 없다"고 밝혔다.
   이건희 미술관은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28일 이 회장의 유족이 기증한 미술품 2만3000여점을 전시할 수 있는 별도 공간을 마련하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하면서 각 지자체들이 유치전에 뛰어들었다. 현재까지 경주시를 비롯해 대구, 부산, 인천, 수원, 경남 의령 등이 삼성과의 인연을 강조하며 당위성을 강조하고 있다. 이 상황에서 문체부는 지자체들의 미술관 유치전 과열 양상을 고려해 신설 방향 논의에 속도를 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체부의 고민은 당연하다. 사상 최대의 기증품을 소장하고 전시할 공간을 만든다는 것은 결코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문체부가 원칙으로 든 가능하면 많은 사람들이 감상할 수 있는 접근성을 우선으로 하는 기증자의 유지는 선정의 핵심적 기준이 될 수 있다. 그러다 보면 당연히 가장 많은 인구가 밀집한 수도권이 유리할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문체부는 수도권도 대상지일 뿐이지 확정된 것이 없다고 발뺌하고 있고 또 정부의 공정성을 믿어야 하겠지만 벌써 수도권이 될 것이라는 소문은 파다하다.
   접근성을 따지자면 굳이 수도권이 유리한 시대는 지났다. 전국 어디든 2시간 안에 닿을 수 있도록 교통망은 충분히 확충돼 있다. 그리고 단순하게 미술관만 보러 간다는 것보다 더불어 누릴 수 있는 인접 콘텐츠가 필요하다는 점을 충분히 생각해야 한다. 문화와 관광은 마치 쌍둥이처럼 시너지 효과가 일어나는 분야이므로 관광자원이 풍부한 곳에 미술관이 선다면 그 효과는 훨씬 더 클 것이라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그런 면에서 본다면 경주시의 입지가 가장 합당하다. 유치를 신청한 다른 지자체들이 모두 나름대로의 장단점을 가지고 있지만 경주만큼 이건희 미술관을 수용할만한 바탕이 풍부한 도시는 없다. 세계에 내놔도 뒤지지 않는 관광자원을 보유한 경주에 미술관이라는 날개를 달아준다면 경주는 하루아침에 세계적인 문화광광도시로 성장할 것이다. 그것이 거시적으로 국익에도 도움이 된다는 점을 인지해 주기를 바란다. 세계적인 문화관광도시는 하루아침에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2천년의 역사를 가진 경주야말로 최적지라는 점을 다시 한번 각인하기를 바란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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