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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봉화의 평온한 농촌마을 혼비백산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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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 작성일21-05-12 1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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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온한 농촌마을이 마을 복판을 가로질러 흐르는 1급수 개울물이 파란 색소로 변해 난리법석이다. 맑게 흘러가던 개울물이 갑자기 물감을 푼 듯 파란 빛으로 물들어 놀란 주민이 행정기관에 신고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봉화군 재산면 현동2리 주민들은 마을의 개울물이 나흘이 지난 11일에도 파란 빛이 가시지 않은 상태라고 대책을 호소했다. 주민들은 민물 가재가 살던 깨끗한 개울이 순식간에 독극물로 변한 것 같다며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현동2리 개울물은 재산면과 인근 명호면에 물을 공급하는 취수원으로 이물을 식수로 하는 2천여 가구주민들은 혼비백산이다. 인체에 무해하다는 당국의 발표에도 믿지 않는다. 주민들은 공사 중단 등 강경 대응책에 부심하고 있다.
   주민들은 파란 물이 인체에 해로운 독극물이 혼합된 것은 아닌지 원인 규명이 먼저라고 주장했다. 봉화군은 시료를 채취해 보건환경연구원에 검사를 의뢰하는 한편 원인 규명에 나셨다. 태양광 업체는 12일 살수차와 양수기 등을 동원해 개울물을 정화할 계획이지만 지난 10일 무려 4일간 흘러내린 파란 물을 말끔하게 씻어내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 7일 마을 인근 태양광 발전 시설 공사 중 녹화 작업을 위해 뿌린 스프레이 색소가 소나기에 씻겨  개울에 덮치면서 마을이 발칵 뒤집혔다. 이곳 개울물은 조상대대로 식수로 사용해 오고 있으며 환경부가 1급수로 지정했다.
   집 앞 개울물이 파랗게 변한 것을 이상하게 여긴 한 주민이 물길을 따라 올라갔다. 마을에서 2㎞ 가량 떨어진 상류 태양광 발전시설 공사 현장에서 파란물이 개울로 흘러드는 것을 목격하고 깜짝 놀라 지난 8일 면사무소에 찾아가 신고했다.
   이어 봉화군청에 연락하여 9일 현장 조사에 착수했다. 확인결과 물의 정체는 녹화 작업에 쓰이는 스프레이 용액이다. 인체에는 무해하다는 군청과 업체의 해명에도 주민들은 불안해하고 있다. 이 마을뿐만 아니라 태양광 건설을 둘러싸고 전국 곳곳에서 산사태, 환경 오염 등으로 말썽이 꼬리를 물고 있는 게 현실이다.
   하지만 주민들의 반대목소리를 종합해 보면 경제성을 떠나 산사태와 화재, 스프레이 색소 같은 하천 오염으로 인한 무방비에 대한 불평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봉화지역의 하천오염 사태는 태양광 건설에 악재로 작용될 수도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정부가 탈 원전 대책으로 태양광, 풍력 등 재생에너지 육성을 위해 2026년까지 80조원을 쏟아 붓기로 했지만 녹화작업에 쓰이는 스프레이 용액 하나 재대로 개발 못해 빗물에 씻겨 하천을 오염시킬 정도라면 한심한 노릇이다. 태양광 건설을 해놓고 난개발을 규제하려는 지자체와 사업자 간 소송도 빈번해지고 있다. 태양광 발전소 건설은 인·허가에서부터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
   태양광 건설이 산림을 훼손하고 산사태로 인하여 2차 피해의 위험성은 알려진 사실이다. 청도에서도 폭우로 인해 태양광시설에서 산사태 예고편을 보았다. 봉화사태를 계기로 정부가 탈 원전 재생에너지 확대 정책을 고집할 필요는 없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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