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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쉬나메'를 주목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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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 작성일15-08-31 2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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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크로드 경주 2015'가 개막한지 12일만에 관람객 12만명을 넘겼다. 이른바 '대박'이다. 앞으로 다음달 18일까지 계속되는 '실크로드 경주 2015'는 더 큰 성과를 거둘 조짐이 보인다. '실크로드 경주 2015'에서는 오리엔트 문화의 화려함과 페르시아와 중국 문명의 강대함을 한 곳에서 느낄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이번 '실크로드 경주 2015' 행사에서 가장 큰 볼거리로 지목되는 정동극장의 '바실라'는 행사의 주제와 직결된다. 이 행사가 가지는 가장 큰 목적은 황금의 나라 신라가 실크로드에서 어떤 역할을 했으며 당대의 신라문화가 어떤 우수성을 지닌 채 대접을 받았던가에 집중돼 있다. 단순하게 문화 교류 차원의 행사라면 굳이 이렇게 공을 들이지 않아도 된다.
 '바실라'는 고대 페르시아의 서사시 '쿠쉬나메'가 원전이다. 서기 226년에 건설된 중세 페르시아의 사산왕조는 페르시아 역사상 가장 강대한 국가였으며 문화예술이 번성했던 왕조로 알려져 있다. 이 사산왕조 페르시아는 조로아스터교가 국교였는데 651년에 아랍의 이슬람 세력의 침입을 받아 멸망하게 된다. 이 때 중국으로 망명길에 오른 왕족들 중 '아비틴'이라는 왕자가 중국에서 다시 신라로 망명하게 된다. '아비틴'은 신라의 공주 '프라랑'의 아름다움과 지혜로움에 반해 결혼하게 되고 그 사이에 '페레이둔'이라는 페르시아의 영웅을 낳게 된다. 페리이둔은 훗날 잔혹한 이슬람 왕조의 '자하크'를 물리치고 페르시아를 회복한다.
 이 서사시에 '아비틴'이 망명한 나라를 '바실라'라고 표현해 뒀다. 페르시아의 학자들이나 국내 학자들은 '바실라'를 신라를 표현한 말이라고 굳게 믿고 있다. '바실라'는 'the Silla'의 고대 페르시아어라는 것이다. '쿠쉬나메'에 등장하는 '바실라'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황금이 풍부해 살기 좋은 나라라고 표현돼 있다. 젊은이들의 노래소리가 끊이지 않고 이방인에게 따뜻한 인정을 쏟는 나라라고 소개된다.
 그러므로 '쿠쉬나메'는 고대 신라가 페르시아 제국과 어떤 방법으로 교류했으며 당대 신라의 모습이 어떠했는지를 이방인의 시각으로 잘 그려낸 고전이라고 할 수 있다. '실크로드 경주 2015'에 쿠쉬나메가 전하는 무게 있는 메시지를 제대로 전하지 못한 것은 아쉽다. 이즈음에서 '쿠쉬나메'가 대대적으로 재조명 됐어야 한다. 물론 '바실라'가 '쿠쉬나메'의 내용을 무대에 옮겨놨다는 점에서 그나마 다행이지만 '바실라'를 관람하는 관객들이 '쿠쉬나메'를 이해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쿠쉬나메'는 경상북도가 집중하고 있는 실크로드 프로젝트의 핵심적인 주제를 안고 있다. 다양한 국가들과의 교류를 통해 신라가 실크로드의 출발점이었다는 점을 인식시켜나가는 일도 중요하지만 명백하게 드러난 문헌의 증좌들을 크게 내세우지 못하는 것은 아쉽다. 올해 행사에 이 중요한 텍스트를 소개할 준비가 되지 않았다면 지금부터라도 준비해서 다음 행사에서는 우리 국민 전체가 '쿠쉬나메'를 이해하고 전 세계에 알리는 프로그램을 구상해야 한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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