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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대구 간 고속도로'명칭 재고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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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 작성일15-11-26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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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8올림픽고속도로의 변경 명칭이 '광주~대구 간 고속도로'로 결정됐다. 이로서 영호남 동서화합의 상징적 의미에서 대구시와 광주시가 추진한 '달빛고속도로'나 '동서화합고속도로'라는 명칭은 물 건너가게 됐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24일 열린 도로정책심의위원회에서 다음달 확장 개통 예정인 88올림픽고속도로의 명칭을 '광주~대구 간 고속도로'로 확정했다. 이는 지난달 열린 88고속도로 통과 6개 시·도 도로관련 과장 회의 결과를 토대로 내린 최종 결정이다.국토교통부의 이번 결정은 한마디로 졸속이며 시대에 뒤떨어지는 발상에서 기인됐다. 국토부는 이번 명칭을 결정하면서 "달빛이라는 이름은 감성적인 면이 강하기 때문에" 이보다는 "운전자들이 쉽게 인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명분을 내세웠다. 하지만 이는 국토부가 '달빛'이라는 단어를 단순히 감성적 의미로 축소 내지는 과소평가하면서 일어났다. 애초 대구시와 광주시는 양 도시의 옛 지명인 '달구벌'과 '빛고을' 의 첫 글자를 따 '달빛고속도로' 로 명명하거나 영호남 화합의 의미로 '동서화합고속도로'로 하자는 입장을 제시했다.
 국토부의 결정은 최근 공공건축물과 교량, 도로 등에 감성적 옻을 입히자는 '문화의 세기'에 걸맞지 않은 결정이라 할 수 있다. 대구와 광주의 경우 가까운 현대사에서 지역감정이라는 정치적 희생의 대상이 돼왔다. 이 망국적인 지역감정의 골을 메우기 위해서는 과거로 돌아가 '달구벌'과 '빛고을'의 순수한 민족적 감정을 일깨우는 작업이 절실하다. 이런점에서 단순히 도로명 부여 원칙을 고집하며 양도시가 합의에 이른 명칭을 거부한 것은 도로를 이용하는 주체가 주로 양 도시주민인 점을 감안하면 편협하고도 옹졸한 결정이다.
 대구시와 광주시를 제외한 타 광역자치단체의 태도도 문제다. 경북도는 대구시의 의견을 따르겠다는 입장을 나타냈지만, 경남도는 기존 88고속도로를, 나머지 2개 시·도는 국토부 지침에 따른다는 입장을 견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고속도로 명칭에 자신의 지역이름이나 연고를 표현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대구시와 광주시의 입장에 대해 비토를 놓은 것이나 마찬가지다. 어짜피 자신의 지역명칭이 배제된 이상 아무렇게나 지어도 상관없다는 놀부 심보요 지역이기주의적인 발상이다. 이도로 개통의 의미는 수조원의 예산을 들여 수년 동안 공사를 벌여 개통한다는 의미보다 영호남이 화합하고 소통하는 매개체가 된다는 데 더 큰 의미가 있는 도로다. 국토부는 이 도로가 가지는 역사적 상징적 의미를 다시한번 되돌아보고 이제라도 고속도로의 명칭을 양 도시 주민의 염원대로 '달빛고속도로'로 재검토하길 바란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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