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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흙탕 선거운동 끝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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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 작성일16-04-11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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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는 인류가 생겨나면서 태생해 지금껏 함께 발전해 왔다. 곧 인류의 행동약식이 정치와 궤를 같이했다는 말이다. 하지만 인류의 모든 분야가 눈부시게 발전했지만 정치만큼 발전하지 않은 분야도 없다. 인류의 문화는 AI가 출현할 정도로 상전벽해를 이루는데 정치는 갈수록 뒷걸음질 친다. 희안한 일이다.
 20대 국회의원선거의 공식 선거운동 기간이 오늘로 마지막이다. 그동안 13일의 혈전에서 살아남는 사람은 국회로 간다. 최선을 다했지만 낙선하는 정치인은 정치를 접거나 다음 선거를 기다려야 한다. 정치행위 중 현대에 들어 생겨난 선거가 만든 비극이다. 승자독식의 원칙이 적용되는 선거는 정치가 만든 가장 비정한 장치다.
 우리는 지난 선거운동기간 동안 또 한 번의 정치에 대한 염증을 느꼈다. 선거 때마다 '정책 대결', '클린선거'를 입버릇처럼 부르짖었지만 역시나 지켜지지 않았다. 상대 후보의 치부를 들춰내 집중적으로 물어뜯었고 없는 이야기도 그럴듯하게 만들어 퍼뜨렸다. 소문은 소문을 만들어내고 눈덩이처럼 불어난다. 선거기간동안 쏟아진 이야기들을 모으면 입후보자들은 이 사회에 도저히 적응할 수 없는 부적격자들이다.
 이제 이 아수라장 같았던 선거가 막바지에 이르렀다. 후보자도 유권자도 참 용하게 버텼다. 언제 우리의 정치문화가 선진화되고 선거가 또 하나의 축제로 승화될 것인지 아쉬워진다. 생각 같아서는 투표를 하고싶지 않다는 유권자들도 많다. 이들은 정치 패배주의자들이다. 그럴수록 정신을 똑바로 차리고 올바른 후보를 선택하는 용기가 있어야 한다.
 유권자들도 이 정치문화에 젖은 것이 아닌지 의심스러워지기도 한다. 치고받는 혼탁한 분위기가 마치 선거문화의 기본인양 오히려 즐기는 것이 아닌지 불안해진다. 어느 누구 하나 더티플레이를 하는 후보자를 향해 비판의 목소리를 날리는 사람이 없으니 그런 생각도 지나친 것이 아니다.
 이 같은 이전투구에서 살아남은 사람은 승자가 된다. 그리고 그렇게도 달고 싶어 하는 국회의원 배지를 달게 된다. 그러나 국회에 가서도 선거기간동안 상대 후보들에게 당한 공격을 상처자국처럼 달고 있어야 한다. 결국 상처가 가득한 영광을 거두는 것이다. 그렇게 배지를 달았다고 하더라도 과연 바른 정치를 할 수 있을지도 걱정된다.
 자격 있는 사람이 나타나 선거에 임해야 한다는 말은 이미 늦었다. 반복되는 후회지만 이번에도 또 하게 된다. 사정없이 할퀴어져 상처로 얼룩진 얼굴을 드러내 심판 받고자 하는 후보자들 가운데서 옥석을 가려야 하는 어려운 투표일이 다가왔다.
 이 모든 것은 바로 국민들의 의식에 책임이 있다. 자격 없는 후보나, 선거기간 동안 정당하지 못한 후보자를 양산해 낸 것은 우리 국민 전체의 책임이다. 그리고 언론에도 책임이 있고 정부도 책임이 있다. 정치가 선진화되지 않으면 경제도 문화도 후진성을 극복하기 어렵다. 인류의 가장 기본 행위가 정치이기 때문이다. 이제 우리의 미래를 선택할 결정을 서둘러야 한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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