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미술관 대구 양보 시민에게 설명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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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 작성일21-06-13 17:53본문
‘이건희 미술관’ 유치를 두고 경주시가 대구시에 양보한 것을 두고 경주시민들은 마음 상해하고 있다. 물론 대승적 차원에서의 통 큰 양보라는 긍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볼 수도 있지만 그래도 시민들에게 한 마디의 설명도 없이 일방적으로 내린 결정이라는 점에서 속상하다는 것이다.
미술관 유치 희망의 정점에 다다른 대구시에 미술관은 양보하고 첨단 과학 인프라가 밀집된 경북도에 미래 산업인 ‘K-바이오 랩허브 구축사업’의 협조를 대구시로부터 약속받았다는 점으로 아쉬움을 달랠 수는 있지만 시민의 기대가 서서히 달아오르다가 느닷없이 들려온 소식에 망연자실한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대구와 경북의 행정통합을 추진하다가 대선 이후로 잠시 보류한 상황에서 이 같은 대구·경북의 행정 협조는 어쩌면 매우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지역이 가진 장점을 제대로 파악하고 선택과 집중을 통해 적극 지원함으로써 대구와 경북이 서로 상생할 수 있는 일이라는 대의명분에 대해서 비판할 사람들은 없다. 하지만 이처럼 충분히 설명될 수 있는 정책을 결정할 때 최소한 시도민에게 귀띔 정도는 해야 도리가 아니겠는가.
‘어차피 미술관 경주 유치는 어려운 일이야’라는 패배주의에 젖었던 이들도 있었겠지만 경주시가 가진 입지적 조건에 대해서는 매우 고무적이고 희망적이었다. 국내 최고의 관광도시로 신라천년의 문화적 기반을 가지고 있고 여기에 국제적인 컬렉션을 소장하고 전시할 수 있는 미술관이 생긴다면 더 이상 바랄 것이 없다는 것이 시민들의 생각이었다. 그리고 미술관의 경주 유치는 국익에도 반하지 않는 것이다.
전국의 내로라 하는 지자체들이 나서서 유치를 위해 온갖 명분을 가져다 대며 치열하게 뛰어다닐 때 솔직히 경주시는 아무 일도 하지 않았다. 그저 미술관 유치 의지가 있다는 것을 언론을 통해 알렸을 뿐, 행정적으로나 정치적으로나 눈에 띄는 노력을 한 것을 본 적이 없다. 시민들이 나서서 현수막을 걸고 서명운동도 하는 적극적인 유치 활동을 할 수 있는 기반 조성도 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주의 문화예술계는 희망을 가지고 있었다.
이건희 미술관의 경주 유치는 당초에 힘들었다는 분석이 나올 수는 있다. 하지만 노력도 하지 않고 무릎을 꺾는다는 것은 시민들의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는다. 옛말에 ‘오뉴월 곁불도 쬐다 말면 서운하다’는 말이 있다. 오랜만에 희망찬 이슈가 생겨 시민들은 행정적 조치와 정치적 노력을 기대하면서 기다렸는데 이처럼 허무하게 사라져 버렸으니 경주시민들은 얼마나 어이없고 서운하겠는가. 이 상실감을 달래줄 각별한 노력이 필요하다. 그냥 입 닫고 경북의 ‘K-바이오 랩허브 구축사업’에 기대를 걸자고 한다면 시민들을 무시하는 처사에 다름 아니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미술관 유치 희망의 정점에 다다른 대구시에 미술관은 양보하고 첨단 과학 인프라가 밀집된 경북도에 미래 산업인 ‘K-바이오 랩허브 구축사업’의 협조를 대구시로부터 약속받았다는 점으로 아쉬움을 달랠 수는 있지만 시민의 기대가 서서히 달아오르다가 느닷없이 들려온 소식에 망연자실한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대구와 경북의 행정통합을 추진하다가 대선 이후로 잠시 보류한 상황에서 이 같은 대구·경북의 행정 협조는 어쩌면 매우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지역이 가진 장점을 제대로 파악하고 선택과 집중을 통해 적극 지원함으로써 대구와 경북이 서로 상생할 수 있는 일이라는 대의명분에 대해서 비판할 사람들은 없다. 하지만 이처럼 충분히 설명될 수 있는 정책을 결정할 때 최소한 시도민에게 귀띔 정도는 해야 도리가 아니겠는가.
‘어차피 미술관 경주 유치는 어려운 일이야’라는 패배주의에 젖었던 이들도 있었겠지만 경주시가 가진 입지적 조건에 대해서는 매우 고무적이고 희망적이었다. 국내 최고의 관광도시로 신라천년의 문화적 기반을 가지고 있고 여기에 국제적인 컬렉션을 소장하고 전시할 수 있는 미술관이 생긴다면 더 이상 바랄 것이 없다는 것이 시민들의 생각이었다. 그리고 미술관의 경주 유치는 국익에도 반하지 않는 것이다.
전국의 내로라 하는 지자체들이 나서서 유치를 위해 온갖 명분을 가져다 대며 치열하게 뛰어다닐 때 솔직히 경주시는 아무 일도 하지 않았다. 그저 미술관 유치 의지가 있다는 것을 언론을 통해 알렸을 뿐, 행정적으로나 정치적으로나 눈에 띄는 노력을 한 것을 본 적이 없다. 시민들이 나서서 현수막을 걸고 서명운동도 하는 적극적인 유치 활동을 할 수 있는 기반 조성도 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주의 문화예술계는 희망을 가지고 있었다.
이건희 미술관의 경주 유치는 당초에 힘들었다는 분석이 나올 수는 있다. 하지만 노력도 하지 않고 무릎을 꺾는다는 것은 시민들의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는다. 옛말에 ‘오뉴월 곁불도 쬐다 말면 서운하다’는 말이 있다. 오랜만에 희망찬 이슈가 생겨 시민들은 행정적 조치와 정치적 노력을 기대하면서 기다렸는데 이처럼 허무하게 사라져 버렸으니 경주시민들은 얼마나 어이없고 서운하겠는가. 이 상실감을 달래줄 각별한 노력이 필요하다. 그냥 입 닫고 경북의 ‘K-바이오 랩허브 구축사업’에 기대를 걸자고 한다면 시민들을 무시하는 처사에 다름 아니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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