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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지진 외상후스트레스 치유 대책 마련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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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 작성일16-09-20 1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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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12일 경주지역에서는 우리나라 지진관측사상 최강도인 진도 5.8의 지진이 발생했다. 이 지진은 본진이 일어난 지 10일이 지났지만 여진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이번 지진으로 5천건이 넘는 피해가 접수됐으며 심각한 부상은 아니지만 48명의 인명피해도 발생했다. 사망자가 발생하지 않았고 심각한 부상을 당한 사람도 없어 천만다행이지만  문제는 눈으로는 드러나지는 않고 있지만 지진 공포로 일상생활에 지장을 초래하고 있는 시민들도 많다.
 이번 지진은 대부분의 시민들이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정도의 강한 지진이어서 그 두려움의 여파는 오래 지속 될 전망이다. 시민들 중에서는 불면, 악몽, 공포감, 감정기복 등에 시달려 가슴 두근거림과 두통 등을 호소하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바로 지진으로 인한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만약에 이같은 증상을 방치할 경우 물질적 피해도 피해지만 이보다는 오히려 정신적 피해의 후유증이 더 크게 나타날지도 모른다.
 겅신과전문의들은 지진 피해자들이 우울증을 앓거나 자살률이 높은 것도 이러한 스트레스에서 비롯된다. 실제로 과거 대만에서 발생한 지진의 피해자들을 조사한 결과, 이들의 자살율은 지진 피해와 무관했던 사람들보다 46%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진 피해지역주민들에게 심리상담 등 정신건강 지원을 반드시 해야 하는 이유다. 현재까지 경주시민들 중에서는 성별·연령에 상관없이 집 등이 조금만 흔들려도 '혹시나'하는 공포감에 사로잡히는가 하면, 늦은 밤잠을 자다가도 순간순간 깨는 일이 잦다고 한다. 상가 유리창이 깨지고 제품이 진열대에서 떨어져 피해를 본 상인들도 마찬가지다. 한 상인은 "심장이 두근거려 잠을 잘 수가 없을 뿐 아니라 가게에 나와 있어도 조금만 흔들려도 몸을 숨기기 바쁘다"고 말했다.
 가장 우려가 되고 있는 사람들은 임산부와 어린학생들이다. 대만과 일본의 사례에서 보면 지진발생 후 불안감 증가와 두근거림, 두통을 방치할 경우 유산 위험이 높은 것으로 나타난 바 있다. 어린학생들의 경우 지진 발생 이후 '집에 혼자 있는 게 무섭다'거나 '작은 소리에도 겁이 난다'는 등의 외상후 스트레스장애를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경주시내 모초등학교 3학년을 대상으로 구두 조사한 바에 따르면 반 학생 34명 중 18명이 이같은 증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진으로 인한 건강상 피해는 지진이 끝난 후에도 계속된다. 자신의 신체적 손상이나 가족 및 지인의 부상, 그리고 지진으로 인한 사회경제적 어려움 등으로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리게 될 것은 불을 보듯 훤하다. 이같은 정신적 후유증은 지자체의 힘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다. 중앙정부는 심리상담을 지원하는 등 경주 시민들의 정신건강을 돌보는 일에도 적극 나서야 한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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