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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여가부 폐지론 젠더갈등으로 이어지면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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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 작성일21-07-14 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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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가족부 폐지론이 불거져 논란이 일고 있다. 여성 관련 업무는 정부의 모든 부처와 연관돼 있으므로 따로 여성가족부를 둘 필요가 없다는 것이 폐지론자들의 주장이다. 여성 복지 업무는 보건복지부, 여성 노동 업무는 고용노동부, 여성 범죄는 사법기관으로 분산해 담당하면 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가장 먼저 전국 17개 여성정책연구기관 협의체인 전국 여성정책네트워크가 반발하면서 시대착오적이며 무책임한 발상이라고 주장했다.
   끊이지 않는 젠더 폭력 속에서 여성가족부 폐지 주장은 여성과 남성, 세대 간 갈등을 부추기고 언론에 편승하는 태도로 힘을 얻고 있다며 지금 우리 사회는 여성가족부 폐지를 논할 게 아니라 더욱 확장되고 강화된 성평등 정책을 실시할 수 있도록 힘을 실어줘야 할 때라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사실상 우리 사회에서는 젠더폭력이 심심찮게 일어났다. 최근에 터진 공군 중사 성폭력 자살 사건이나 문화예술, 체육계 등 근절되지 않는 성폭력 사건은 단지 여성 문제의 차원만이 아니라 우리사회의 뿌리 깊은 성차별과 권위적인 조직문화, 전근대적 사회인식의 산물로 쉽게 종식될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정영애 여성가족부 장관도 나섰다. 정 장관은 기자 간담회에서 여가부의 역할론을 묻는 질문에 사각지대를 찾아 지원하고 부처 간 연결고리를 만드는 것이라는 취지로 답했다. 여성관련 업무가 정부의 각 부처와 연관돼 있다는 폐지론자들의 주장에 대해 경력단절여성 문제, 한부모가족정책, 양육비이행법 등 기존 복지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던 것들이 바로 여가부의 사업 영역이라면서 다른 부처와 업무가 중복돼 보이더라도 시행사업에는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또 정 장관은 필요하다면 여성가족부 명칭을 성평등부 혹은 양성평등부로 개편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정 장관은 여가부에서는 성평등 정책 못지않게 사회적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이 중요하며 양성이 공존하고 함께 발전해가는 사회가 되기 위해 필요하다면 성평등부나 양성평등부로 개편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여가부 폐지론은 우리 사회 젠더 갈등이 본격적으로 드러난 사례로 보여진다. 최근 페미니즘과 반페미니즘의 첨예한 대립이 정치권에까지 번지면서 남성 역차별론에 무게가 실리면서 이 문제는 불거졌다.
   그러나 오랜 세월 남성 중심사회가 이어지면서 사회 구조가 아직 양성 평등을 이루지 못했다고 보는 시각이 있다. 충분히 납득할 수 있는 주장이다. 세대간의 의식 차이는 있겠지만 아직 완전한 양성평등이 이뤄졌다고 판단할 수 없다면 여가부의 존재의 의미는 충분하다. 이 논쟁이 길게 이어져 우리 사회의 양성 갈등이 증폭되는 것은 위험하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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