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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가철 여행 콘텐츠 보강에 집중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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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 작성일17-08-03 1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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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휴가가 어느 정도 끝나간다. 대기업의 휴가는 최장 15일 이상인 기업도 있었다. 이는 일반 서민들에게는 매우 부러운 현상이지만 일감이 줄어든 기업의 입장에서는 고육지책이어서 양면성이 있다.
 전반적인 불황에도 불구하고 휴가철 인천공항은 만원이었다. 지난 일요일 하루 이용객이 20만4554명으로 개장 이래 최다를 기록했다고 한다. 여름 성수기 37일간의 인천공항 이용객은 부산·인천 인구를 합한 것보다 더 많은 684만명에 이르렀다고 하니 내수가 부진한 국내 경제사정을 감안한다면 씁쓸한 현상이다. 우리 국민들은 국내에서는 지갑을 굳게 닫고 살다가 결국 외국으로 나가서 활짝 연다는 결론이다.
 이 같은 현상에는 이유가 있다. 각국 여행 경비 정보를 제공하는 '당신의 여행 경비(Budget your trip)'이라는 사이트에 따르면 우리나라 여행에 드는 하루 평균 경비는 1인당 11만9000원으로 물가가 싼 필리핀(5만1100원)이나 베트남(4만5300원)의 두 배 수준이다. 일본(12만9700원)과도 거의 비슷한 수준이다.
 그러다 보니 한국보다 물가 싸거나 비슷한 가격의 이웃나라로 가서 생소한 볼거리와 먹을거리를 즐기는 것은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여기에 저가항공의 싼 교통비도 한 몫을 한다. 제주도 왕복 비행기 가격에서 조금만 더 보태면 일본이나 가까운 아시아 국가로 갈 수 있다. 체제비용을 따진다면 제주도 여행보다 더 저렴하게 해외여행을 즐길 수 있다. 여기에 우리나라 피서지의 콘텐츠 부족도 해외여행을 부추긴다.
 피크시즌의 휴가지 숙박료는 천정부지다. 바닷가 펜션은 하룻밤에 30만원 좌우다. 동남아의 최고급 호텔보다 비싸다. 그리고 쓰레기 더미와 바가지요금까지 더한다면 국내여행을 외면할 충분한 명분이 만들어진다.
 국내여행을 통해 내수를 진작하기 위해 정부는 황금연휴를 늘리는 방법을 쓰기도 한다. 하지만 이런 수고는 기본 조건을 만들지 않고서는 '죽쒀서 개주는 꼴'이 난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국내 관광여건을 개선하는 일이 우선돼야 한다.
 시즌에만 올리는 숙박료, 줄 서서 기다려야 하는 맛집, 관광지의 무질서, 바가지요금. 이 모든 것들을 체계적으로 정비하지 않으면 우리나라 관광산업은 늘 뒷북만 치게 돼 있다.
 외국에 한 번 나갔다 온 사람이라면 이 문제를 금방 공감한다. 깨끗하고 친절하며 맛있고 가격이 싼 외국 관광지가 널렸는데 누가 답답하고 돈이 많이 드는 국내에서 휴가를 즐기려 하겠는가. 정부와 지자체는 이 문제를 심각하게 해결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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