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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의 음식 재현도 서둘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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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 작성일17-08-10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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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여수시가 새로운 관광도시로 급부상 하고 있다. 2012여수박람회 개최 이후 여수시를 찾는 관광객이 크게 늘었다.  여수시를 찾는 지난해 관광객은 여수밤바다와 해상케이블카, 대형 유람선 운항, 레일바이크 등 관광 시설 및 숙박시설 증가 등에 힘입어 1300만 명을 넘어섰다. 여수시는 올해 관광객이 1400만명에 이를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여수를 찾는 관광객이 이처럼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것은 여수박람회의 후속효과일 수도 있지만 관광만이 지역을 살릴 수 있을 것이라는 집중적인 콘텐츠 개발에 이유를 찾을 수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음식문화의 개발에 집중해 관광객들이 여수가 펼쳐놓은 관광자원을 즐기고 맛있고 배부르게 먹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다는 것도 큰 이유 중 하나다.
 여행을 하면서 가장 신경 쓰이는 것이 음식이다. 음식이 그다지 입에 맞지 않으면 아무리 좋은 여행길이라도 불편하고 뭔가 부족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여수는 원래 유명한 전라도 음식에 더해 가지수를 늘리고 관광객들의 취향을 저격했다. 지금도 간장게장집을 전문으로 하는 식당은 줄을 서야 한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다.
 경주는 어떤 음식을 가지고 관광객의 취향을 만족시키고 있는가. 아무리 생각해도 경주를 대표할만한 음식이 없다. 한동안 쌈밥이 유명했고 최근 들어 향토음식을 개발한다고 부산을 떨었지만 제대로 된 성과를 얻지 못했다. 순두부집은 줄줄이 생겨났지만 몇몇 식당만 성시를 이룰 뿐 대부분 한산하다. 그 모든 것들이 경주다운 음식은 아니라는 평가도 있다.
 경주는 신라의 고도다. 신라의 음식은 어떠했는지에 대한 고민도 해야 한다. 물론 문헌으로 전하는 레시피는 없다. 하지만 설화나 사료에 전하는 음식에 대한 본격적인 연구를 해야 한다. 음식도 창작이다. 설화에 전하는 음식을 재현하는 것도 매우 값어치 있다. 조목조목 전하는 레시피에 의해 복원되는 음식만 가치가 있는 것이 아니다. 신라 사람들은 어떤 음식을 먹었을까 상상하고 그 상상의 결과물을 내놓은 작업이 필요하다.
 그래야 비로소 경주의 정체성을 가진 음식을 가질 수 있다. 국적불명의 음식을 줄줄이 내놓고 경주를 방문한 관광객들의 관심을 끌고자 한다면 그건 어리석은 일이다. 이건 본격적인 정책으로 추진해야 한다. 경주의 수많은 요리사들이 신라의 음식을 재현하는 일에 매달린다면 맛과 품질, 그리고 역사와 문화를 한꺼번에 담보하는 음식을 창조해낼 수 있을 것이다. 한 집 건너 빵집이고 한 집 건너 순두부집인 경주가 전국 최고의 관광지라는 명성을 유지하려면 결국 관광의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인 음식부터 해결해야 한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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