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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의 항변 국민들은 납득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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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 작성일17-10-17 1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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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전 대통령이 구속 연장에 반발해 사실상 재판 거부를 선언했다. 변호인단 7명도 전원 사임했다. 박 전 대통령은 1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 심리로 열린 80번째 공판에서 무거웠던 입을 열었다. 작심했다는 투의 발언이었다.
 박 전 대통령은 "검찰이 6개월 동안 수사하고, 법원은 다시 6개월 동안 재판했는데 다시 구속 수사가 필요하다는 결정을 저로서는 받아들이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그리고 "정치적 외풍과 여론의 압력에도 오직 헌법과 양심에 따른 재판을 할 것이라는 재판부에 대한 믿음이 더는 의미가 없다는 결론에 이르렀다"고 덧붙였다. 자신의 공판이 시작된 이루 처음 연 입에서 흘러나온 말이다.
 한 언론은 박 전 대통령이 공판에 앞서 변호인단 일부에게 "형량이 20년형이든 30년형이든 개의치 않는다. 이 나라를 바로 세우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또 박 전 대통령은 앞으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김기춘 전 대통령비서실장 등 국정 농단 사건 주요 관련자들의 선고를 앞두고 "책임이 나에게 있다"는 내용의 '옥중 메시지'를 공개할 방침이라는 사실도 알렸다.
 박 전 대통령은 자신의 재판이 '정치 보복'이라고 규정했다. "법치의 이름을 빌린 정치 보복은 저에게서 마침표가 찍어졌으면 한다"며 "이 사건의 역사적 멍에와 책임은 제가 지고 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모든 책임은 저에게 묻고 저로 인해 법정에 선 공직자들과 기업인들에게는 관용이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변호인단도 거들었다. 유영하 변호사는 변호인단 사임 사실을 밝히며 "무죄 추정과 불구속 재판 원칙이 무너지는 현실을 목도하면서 어떤 변론도 무의미하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추가 구속 영장 발부는 사법 역사의 흑역사로 기록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일련의 상황에 대한 핵심은 재판을 '정치보복' 프레임으로 몰고 가려는 의도로 보인다. 그러나 박근혜 최순실의 국정농단은 그가 대통령 재임기간에 터진 일이므로 그 프레임은 얼토당토 않은 발상이다. 그리고 구속연장까지 하면서 재판에 속도를 낸 것은 연말까지 1심 선고를 내리겠다는 재판부의 의도였지만 이에 대한 고의적인 지연작전으로 보인다.
 국민 대부분은 아직 박근혜의 국정농단에 대해 용서할 의지가 없다. 아니, 용서하고 넘어갈 일이 아니다. 법정에서의 자기 방어는 정당한 권리지만 지지세력의 규합이나 혼란한 정국을 이용한 물타기 시도는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 국민들은 전 대통령의 행위에 대한 환멸을 더할 뿐이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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