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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증에 발목잡힌 문화재 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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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 작성일17-12-21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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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부터 신라왕궁의 별궁터인 경주 '동궁과 월지'에 통일 신라의 전성기 시절의 궁궐인 '정전(正殿)' 복원이 시작된다. 경주시는 180억원의 예산을 들여 신라 왕경 핵심유적 복원사업의 일환으로 '월성'의 동궁인 '정전' 건물부터 먼저 복원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동안 경주시는 동궁과 월지 내 주요 6개 건물의 단계별 복원을 위해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기본 실시설계 및 전통조경정비계획의 문화재청 승인을 거쳤으며 수차례 문화재위원회와 자문위원회 심의 과정을 통해 고증과 복원을 위한 절차를 충실히 준비해왔다.
 또 지난 10월 문화재위원회 사적분과로부터 '동궁과 월지 서편 건물터 복원 실시설계'에 대한 조건부 승인에 따라 유네스코 세계유산센터 협의 절차 이행보고서, 이미 발굴한 복원 건물터에 대한 보완발굴 등 조치사항과 병행해 건물 복원지 발굴조사와 전통 조경정비 및 경역 정비사업을 거쳐 본격적인 복원공사에 들어갈 계획이다.
 그동안 경주는 신라의 왕도였지만 궁터만 존재할 뿐 궁궐의 모습이 복원되지 않아 아쉬웠다. 어느 고대 역사도시든 왕궁이 없는 곳은 어딘지 허전했다. 역사적 사실만 존재할 그 사실을 눈으로 보여 줄 왕궁은 매우 중요하다. 그런 차원에서 정전의 복원과 함께 월성의 복원도 하루바삐 서둘러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늘 고증작업이 발목을 잡는다. 역사적 건축물을 복원하기 위해 준비를 하면 고증 절차를 넘어야 한다는 한계가 있다. 그러나 그 고증작업이 적지 않은 시간을 잡아먹는다는 데 어려움이 있다.
 물론 복원은 가능하면 원형으로 하는 것이 옳다. 역사적 왜곡을 방지하고 당시의 모습을 고스란히 보여줌으로써 당대의 융성했던 문화를 자랑할 수 있다는 점에서는 바람직한 일이다. 그러나 고증의 과정이 너무 오랜 시간을 허비하기 때문에 경주의 경우에는 많은 어려움을 안고 있는 실정이다. 경주는 하루바삐 과거의 문화유적들을 복원해 문화관광 콘텐츠를 갖춰야 한다는 절박함에 이르렀다.
 여기서 복원과 재현의 의미를 제대로 살펴야 한다. 반드시 복원해야 할 중요한 문화재는 아무리 시간이 오래 걸리더라도 복원 절차를 거쳐야 하지만 그럴만한 가치가 무겁지 않은 문화재에 대해서는 재현의 차원에서 활용해도 된다. 월성과 같은 경주의 가장 대표적인 문화유적은 복원 절차를 거쳐야 당연하다. 그러므로 고증을 맡은 역사학자나 고고학자들은 경주의 시급성을 인식하고 빠른 결론을 내려줘야 한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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