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성대에 쏘아대는 저급한 조명 당장 거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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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 작성일17-12-25 19:40본문
많은 사람들이 첨성대를 비추는 야간조명을 보면서 깜짝 놀란다. 화강암의 그 우아한 색과 섬세한 곡선미를 자랑하는 첨성대를 비추는 몇 가지 색이 번갈아가면서 바뀌는 조명을 보면서 도대체 저런 발상을 누가 했는지 의아해 한다. 붉은 색과 푸른색, 그리고 노란색 조명이 시간을 두고 변하는 그 조명은 누가 봐도 고대 신라의 최고 유적에 치장할 조명이 아니라는 점을 안다. 어느 날 문득 등장한 그 야간조명은 최악의 선택이다.
동궁과 월지는 품위 있는 야간조명에 드러나는 궁궐의 모습에 반해 경주를 방문하는 여행자들의 필수 방문지가 됐다. 동궁과 월지를 방문하고 나서면 반월성의 동쪽 사면을 은은하게 비추는 조명에 신라 천년의 신비를 느낀다. 그동안 경주시가 보여준 야간조명 플랜은 가히 수준급이었다. 세계 어디에 내놔도 그 조명은 모자라지도 넘치지도 않은 품격을 갖춘 선택이었다.
그런데 별안간 등장한 첨성대 조명에 경주를 찾은 여행자들이나 시민들은 마치 어느 유곽에서나 볼 수 있는 값싸고 볼썽사나운 조명에 경악한다. 그 정도의 조명은 요즘에는 유흥가에서도 쓰지 않는다. 후진국의 레스토랑이나 술집에서나 볼 수 있는 조명으로 첨성대의 밤 옷을 갈아입히고 있으니 경주시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인가.
세계의 유수한 관광도시를 가보라. 유럽의 주요 건축물들은 말할 것도 없으니 단 하가지의 예만 들어보겠다. 방콕의 왓 아룬은 새벽사원이라고 한다. 사람들은 방콕을 여행하면서 가장 조형미가 뛰어난 그 사원을 보는 것을 빠뜨리지 않는다. 왓 아룬은 조명을 켤 때 가장 아름답다. 일몰시간에 맞춰 은은한 불빛이 사원 전체를 비추면 사람들은 경탄을 금치 못한다.
여행자들은 짜오프라야 강 건너편에 있는 왓 아룬의 기가 막힌 절경을 보기 위해 밤마다 사원 건너편 선착장으로 몰린다. 그 주변의 카페나 레스토랑, 호텔들은 늘 만원이다. 사진작가들은 해가 떨어질 무렵의 골든타임에 정신없이 셔터를 눌러댄다.
첨성대는 누가 봐도 우리 선조가 만들 최고의 걸작품이다. 이 보물 위로 그런 성의 없는 조명을 쏘아대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당초의 조명은 매우 적절했고 품위가 있었다. 그런데 왜 그 조명을 거두고 난데없는 색조명을 쏘아대기 시작했을까. 의욕이 앞서면 일을 그르칠 수 있다. 과유불급이라는 말이 바로 이 상황을 두고 생겨난 듯하다. 경주시는 하루빨리 이 조명을 갈아치워야 한다. 대표적인 랜드 마크에 덧입힌 조명이 그렇게 저급해서야 경주 전체의 이미지를 추락시키는 일이 아니겠는가. 망설일 이유가 없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동궁과 월지는 품위 있는 야간조명에 드러나는 궁궐의 모습에 반해 경주를 방문하는 여행자들의 필수 방문지가 됐다. 동궁과 월지를 방문하고 나서면 반월성의 동쪽 사면을 은은하게 비추는 조명에 신라 천년의 신비를 느낀다. 그동안 경주시가 보여준 야간조명 플랜은 가히 수준급이었다. 세계 어디에 내놔도 그 조명은 모자라지도 넘치지도 않은 품격을 갖춘 선택이었다.
그런데 별안간 등장한 첨성대 조명에 경주를 찾은 여행자들이나 시민들은 마치 어느 유곽에서나 볼 수 있는 값싸고 볼썽사나운 조명에 경악한다. 그 정도의 조명은 요즘에는 유흥가에서도 쓰지 않는다. 후진국의 레스토랑이나 술집에서나 볼 수 있는 조명으로 첨성대의 밤 옷을 갈아입히고 있으니 경주시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인가.
세계의 유수한 관광도시를 가보라. 유럽의 주요 건축물들은 말할 것도 없으니 단 하가지의 예만 들어보겠다. 방콕의 왓 아룬은 새벽사원이라고 한다. 사람들은 방콕을 여행하면서 가장 조형미가 뛰어난 그 사원을 보는 것을 빠뜨리지 않는다. 왓 아룬은 조명을 켤 때 가장 아름답다. 일몰시간에 맞춰 은은한 불빛이 사원 전체를 비추면 사람들은 경탄을 금치 못한다.
여행자들은 짜오프라야 강 건너편에 있는 왓 아룬의 기가 막힌 절경을 보기 위해 밤마다 사원 건너편 선착장으로 몰린다. 그 주변의 카페나 레스토랑, 호텔들은 늘 만원이다. 사진작가들은 해가 떨어질 무렵의 골든타임에 정신없이 셔터를 눌러댄다.
첨성대는 누가 봐도 우리 선조가 만들 최고의 걸작품이다. 이 보물 위로 그런 성의 없는 조명을 쏘아대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당초의 조명은 매우 적절했고 품위가 있었다. 그런데 왜 그 조명을 거두고 난데없는 색조명을 쏘아대기 시작했을까. 의욕이 앞서면 일을 그르칠 수 있다. 과유불급이라는 말이 바로 이 상황을 두고 생겨난 듯하다. 경주시는 하루빨리 이 조명을 갈아치워야 한다. 대표적인 랜드 마크에 덧입힌 조명이 그렇게 저급해서야 경주 전체의 이미지를 추락시키는 일이 아니겠는가. 망설일 이유가 없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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