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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최고층 목조건물, `영주라서 더 반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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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 작성일17-12-25 1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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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주에 국내에서 가장 높은 목조건축물이 들어선다. 국립산림과학원은 영주 가흥 신도시에 짓는 산림약용자원연구소 연구용 시설을 지하 1층, 지상 5층, 연면적 1천194㎡ 규모의 목조건물로 짓기로 했다. 이 건물이 내년에 완공되면 높이 19.12m로 순수목조 건물로는 국내에서 가장 높은 목조 빌딩이 될 뿐만 아니라 고층 목조건물 시대를 알리는 신호탄이 될 전망이다. 현재까지 가장 높은 목조빌딩은 수원시에 있는 산림과학원 연구시설용 4층 건물로 높이 17m다.
 국내 최고 고층목조건축이 영주에 들어서게 되면 최고(最古) 목조건축이 있는 부석사 무량수전과 함께 목조건물의 메카로 부각될 것이라는데 의의가 있다.
 목조건축물은 화재에 취약하다는 선입견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에 걸쳐 시카고, 볼티모어, 샌프란시스코 같은 미국 대도시의 대형 목조건물들이 잇따라 화재로 전소됐다. 현재 대부분의 나라에선 목재 건물 높이가 4~6층으로 제한돼 있으며 한국의 경우엔 '건축물의 구조기준 등에 관한 규칙'에서 목조 건축물의 높이를 지붕기준 18미터 이하로 제한하고 있다. 5층이 넘는 목조건물은 사실상 불가능한 상태다.
 하지만 최근 철근콘크리트와 당당히 겨룰 고층빌딩 자재로 부활하고 있다. 캐나다 밴쿠버의 브리티시 컬럼비아대에는 세계 최고층 목조빌딩이 들어섰다. 지상 18층짜리 이 건물은 학생 기숙사로 높이는 53미터다. 영국과 미국에서는 80층짜리 초고층목재건물도 추진되고 있다.
 목조 고층빌딩이 가능한건 CLT라 불리는 구조용 면 재료 가공 기술 덕분이다. 여러 나무 조각들을 가로 세로 엇갈리도록 겹겹이 쌓은 뒤 압축해 만든 일종의 합판이다. 1990년대 유럽에서 개발된 이 직교적층 방식은 기존 목재보다 여러 이점을 갖고 있다. 나무의 단점인 휨과 뒤틀림을 없앴고 강도는 훨씬 높아졌다. 균일한 크기의 제품을 만드는 것도 쉬워졌다. 폭 18미터까지도 가능해 건물 바닥재로 써도 충분하다. 나무를 여러 겹 붙여 두껍고 단단한데다 겉면에 내열코팅 처리까지 해, 불이 나도 잘 번지지 않는다. 게다가 철근콘크리트보다 가볍고 유연한데다, 수많은 목재 접합부들은 지진의 움직임을 상쇄하는 효과가 있어 지진에도 강하다. 나무라는 자연의 재료가 갖고 있는 친환경성과 심리적 친밀감은 덤이다.
 무엇보다도 목재건물은 산림산업의 활성화라는 경제적 효과를 가져다준다. 조림과 벌목, 그리고 경제수종으로의 교체를 촉진하고 관련 산업의 고용을 촉진하는 계기가 된다. 물론 부차적으로 온실가스 감축에도 기여하게 되며 이산화탄소를 빨라 들여 나무 1㎥엔 1톤의 이산화탄소를 저장하기도 한다. 이번 산림과학원의 고층목조건축물 신축 계기로 각 지자체들도 공공건물의 전체 또는 일부를 목재로 신축하는 등 목재의 이용과 활성화에 일조 할 수 있도록 관심을 촉구한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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