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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경주박물관에서 열리는 특별전의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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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경북신문 작성일20-12-07 19:48 조회5,938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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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경주박물관에서 반가운 특별전 소식이 들린다. '오색영롱, 한국 고대 유리와 신라' 특별전이다. 이 전시는 한국 고대 유리를 주제로 한 첫 대규모 전시로 알려져 있으며 내년 3월1일까지 계속된다. 유리는 신라 사람들이 특별히 아끼고 사랑했다. 당시 신라에서는 유리를 제작하는 기술이 없었다고 알려져 있으므로 이번 전시는 신라가 서역과 교류한 흔적을 한 눈에 볼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갖는다.
 
  특별전에는 철기시대에서 통일신라에 이르는 유리 제품 1만8000여점을 선보인다. 경주 황남대총 남분 출토 '봉황 모양 유리병'(국보 제193호)을 비롯한 국보 3건과 보물 8건이 포함됐다. 현재까지 7개 신라 능묘에서 제대로 된 형태의 유리그릇은 15점이 발견됐으며 황남대총의 경우 8점에 이른다. 이들은 세계 곳곳의 유리기와 비교해 보기 드문 아름다움과 다채로운 색·기형을 가졌다고 평가된다. 최근 조사에서 생산지를 구체적으로 추적한 결과 이집트, 시리아-팔레스타인, 코카서스 산맥 이남, 중앙아시아 등 다양한 곳에서 만들어졌을 것으로 추정됐다.
 
  유라시아를 가로지르는 육로와 해로를 통해 신라로 전해진 유리그릇은 신라인의 국제적 감각, 높은 심미안, 특별한 취향을 유감없이 보여준다. 이번 전시에서는 각양각색의 단색 유리구슬과 상감이나 금으로 장식해 한층 화려한 모습을 띠는 유리구슬을 제작방식과 함께 설명한다.
 
  삼국시대 대표작을 중심으로 나라별 특색도 살펴본다. 백제의 다채로운 색, 가야의 수정과 유리의 조화, 신라의 청색 물결이라는 키워드로 각국의 사례를 비교해볼 수 있다. 또 유리를 수입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직접 생산한 증거들도 소개한다. 기원 전후 여러 유적에서 발견된 거푸집은 유리구슬을 청동기, 철기를 제작하던 방식과 같이 틀을 사용했음을 알려준다. 부여 쌍북리와 익산 왕궁리 등에서 발견된 유리 도가니와 납유리 파편은 모래에 납을 섞어 유리를 만드는 기술이 늦어도 6세기 말에는 존재했음을 증명한다.
 
  뿐만 아니라 불교 유입으로 유리에 부여된 종교적 의미도 살핀다. 황룡사 구층목탑, 구황동 삼층석탑 등에서 발견된 다량의 유리구슬은 유리가 부처에게 바치는 귀한 보석으로 여겨졌음을 설명한다. 우리나라 유리 사리기의 대표작인 '왕궁리 오층석탑 사리병'(국보 제123호)과 '송림사 오층전탑 사리병'(보물 제325호)에서는 다중 사리기의 가장 안쪽에서 사리를 직접 담는 용기로 사용된 유리 사리기의 특별한 위치를 확인할 수 있다.
 
  이번 특별전은 한국 고대 역사와 유리를 둘러싼 여러 의문점의 해결에 한 걸음 다가가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그리고 신라가 실크로드를 통해 서역과 교류했던 글로벌 의식을 깨우치는 계기도 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의 방역수칙을 지키면서 이번 특별전을 놓치지 않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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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출처 : 경북신문 (www.kbs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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