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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우선으로 하는 한 해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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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경북신문 작성일16-01-03 19:07 조회5,063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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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풍족하지는 않지만 열심히 살아가던 프랑스의 주부 '카린 곰부'는 미국 뉴욕을 여행하는 것이 꿈이었다. 뉴욕의 맨해튼 거리를 걸으며 맛있는 파이 한 조각을 먹어보고 싶었고 센트럴 파크에 앉아 따뜻한 뉴욕의 햇살을 쬐고 싶었다. 하지만 형편이 넉넉하지 못해 그 꿈은 쉽게 이뤄지지 않았다.
 그녀가 42세가 되던 결혼기념일에 그녀의 남편은 카린에게 깜짝 선물을 했다. 바로 뉴욕 여행을 떠나는 선물이었다. 꿈에 그리던 뉴욕에 도착한 카린과 남편은 다음 날 오후 함께 피자 몇 조각을 사서 센트럴 파크와 그 유명하다는 5번가 사이를 걸어 다니기로 했다. 피자를 사서 뉴욕의 번화한 거리를 걷다가 카린은 뜻밖의 장면을 목격했다. 한 노숙자 남성이 쓰레기통을 뒤지고 있는 모습이었다.
 카린은 누가 뭐라고 할 사이도 없이 그 남성에게 다가갔다. 그리고 남아 있던 피자 봉지를 건넸다. 카린을 그윽히 바라보던 남성이 물었다. "그 봉지 안에 무엇이 들어 있나요?" 카린은 서툰 영어와 불어를 섞어서 대답했다. "피자가 너무 식어서 미안해요" 남성은 정중하게 인사하고 "정말 감사합니다. 복 받으실 겁니다"라고 화답했다. 놀라운 일은 그 일이 있고 난 이틀 후에 일어났다. 워싱턴포스트지 1면에 카린이 한 노숙자에게 피자를 건네는 사진이 실린 것이다. 그리고 남성은 실제 노숙자가 아니라 미국의 대표적인 영화배우 '리처드 기어'였다. 당시 카린은 리처드 기어가 새 영화 'Time out of Mind'를 촬영하고 있던 세트장에 자기도 모르게 들어간 것이다. 그리고 노숙자 역할을 연기하고 있던 리처드 기어에게 식은 피자를 건네줬던 것이다.
 리처드 기어와 영화 스태프들은 노숙자를 대하는 뉴욕 시민들의 냉담함을 여과 없이 담아내기 위해 촬영 장비를 멀찍이 숨기고 리처드 기어의 완벽한 연기에만 의존해 촬영하던 중이었다. 리처드 기어와 촬영 스태프들은 카린이 연기하는 리처드 기어에게 다가와 피자를 건네는 장면이 촬영 방해가 아닌, 아직 세상에는 따뜻한 마음이 남아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감동적인 순간이라며 자연스럽게 받아준 것이다. 훗날 리처드 기어는 카린 이외에 어느 누구도 노숙자인 자신에게 관심을 보여준 사람이 없었노라고 회고했다.
 2016년이 밝았다. 올해는 무엇보다 사람이 가장 소중하다는 생각을 가진 해가 됐으면 한다. 국내외에서 일어난 수많은 일들이 사람의 존귀함을 까마득히 망각하고 집단의 이익을 위해 몰인정하고 무자비한 일을 서슴지 않았다. 지난해 대통령도, 국회의원도 국민을 최우선으로 하는 일에 실패했다. 외신에서 전하는 뭉클한 감동의 이야기들이 우리나라에서는 적었다. 인정과 예의를 숭상하던 대한민국이 어느 순간 쌍스러워지고 팍팍해졌다.  어느 가수는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라고 노래했다. 올해는 사람을 우선으로 하는 사회, 사람을 우선으로 하는 정치, 사람을 우선으로 하는 문화예술이 꽃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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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출처 : 경북신문 (www.kbs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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