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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엑스포 개최지 호치민 결정 문제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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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경북신문 작성일16-01-11 21:07 조회5,26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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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년에 열릴 경주세계문화엑스포의 개최지로 베트남 호치민시가 잠정적으로 결정됐다. 호치민시는 해상실크로드의 중요 거점도시로 실크로드상의 국가에서 세계문화엑스포를 개최한다는 주최측의 복안에 부합한다. 이제 정부의 사업 승인이 떨어지면 내년도 개최지로 호치민이 확정된다. 경주세계문화엑스포는 그동안 캄보디아 시엠립과 터키 이스탄불에서 개최된 바 있다.
 이왕에 호치민으로 개최지를 잠정 결정한 이상 또 한 번의 성공을 기원하지만 약간은 아쉬움이 있다. 베트남이라는 국가가 한국과 경제적 교류가 많은 국가라는 점에서 개최지로 결정했다는 주최측의 설명은 수많은 경제 교역국을 뒤로 밀치고 정했다는 점에서 큰 설득력이 없다. 또 호치민은 베트남 남부의 신흥 경제도시일 뿐 문화적 저력은 다른 도시에 비해 현저히 떨어지는 도시이므로 도시 선정에서도 약간의 아쉬움이 있다.
 물론 호치민은 기본적으로 세계의 무수한 국가에서 여행객들이 몰리는 관광도시이기는 하다. 하지만 호치민을 찾는 관광객들은 역사문화에 대한 관심을 충족시키기 보다는 정글탐험이나 인근 메콩강 하류 투어를 즐기는 원시 자연 체험투어를 위주로 한다. 예컨대 앙코르 유적을 품고 있는 시엠립이나 동서양의 징검다리인 이스탄불과는 확연하게 다른 도시 성격을 지니고 있다. 호치민을 찾는 여행객들은 값싼 숙소를 포함한 비교적 저렴한 여행경비, 독특한 음식문화, 베트남전 이후의 변화된 모습 등을 보기 위해 모여든다.
 베트남의 도시 가운데 엑스포를 개최하기에 최적의 도시로 판단되는 곳은 누가 뭐래도 수도 하노이다. 하노이는 베트남의 문화역사적 층위가 호치민과 비교가 되지 않는다. 중국과 인접한 하노이는 중국의 문화를 자신들의 색채로 변화시켰고 열강들의 침입으로 혼란을 겪었던 근현대를 뚝심 있게 버텨온 저력이 배어있다. 인근의 자연환경도 충분히 관광자원으로 활용된다. 현재 하노이는 호치민과 거의 비슷한 수준으로 여행객들이 즐겨찾는 도시로 성장했다.
 또 하나의 도시로 후에를 꼽을 수 있다. 후에는 베트남 중부에 위치한 도시로 1802년부터 1945년까지는 베트남 마지막 왕조였던 응우옌 왕조의 수도였다. 많은 역사적 기념물과 건축물들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 도시에 있는 후에 사원은 유네스코 지정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돼 있다. 물론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단점은 가지고 있다. 그러나 캄보디아 개최 때 프놈펜을 버리고 시엠립을 개최지로 결정한 이유가 어디에 있었는지 복기해 본다면 호치민 개최를 결정한 속내를 유추해 내기 힘들다.
 또 하나의 이유가 있다. 개최 시기가 언제인지 결정되지 않았지만 호치민은 기후상 오랜 기간 축제를 개최하기에 적합하지 않다. 호치민의 연평균 기온은 최저기온이 사시사철 25도를 넘고 최고기온은 35도를 넘어선다. 여기에 5월부터 10월까지 평균 강수량은 250mm이상이다. 이같은 상황을 충분히 검토하고 결정한 것인지 묻고 싶다. 물론 이 외의 특수한 이유가 있는지는 몰라도 표면상 호치민은 실패할 확률이 높은 도시다. 깊이 있는 재고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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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출처 : 경북신문 (www.kbs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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