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듀스X101` 조작시비, 오디션 서바이벌의 명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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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팀 작성일19-07-27 12:34본문
[경북신문=미디어팀기자] 케이블 음악채널 엠넷의 보이그룹 육성 프로젝트 ‘프로듀스X101’이 순위조작 의혹과 관련, 스스로 수사를 의뢰하는 초유의 사태가 빚어졌다. 공정성을 담보로 하는 오디션 프로그램을 지속하려면 신뢰성 회복이 불가피하다고 제작진이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프듀X’는 지난 19일 생방송에서 프로젝트 그룹 ‘엑스원’ 데뷔 멤버 11명의 순위를 발표했다. 그런데 멤버들의 최종 순위가 동일한 득표 차로 매겨진 것이 확인되면서, 순위를 인위적으로 조작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그러나 제작진은 며칠 동안 요지부동이었다. 입장을 따로 밝힐 것이 없다며 눙쳤다. 의혹에 대해 특별한 언급 없이 나흘을 버텼다.
24일 팬들의 움직임이 본격화되자 흔들리기 시작했다. 조작 의혹을 제기한 일부 팬들이 '프듀X진상규명위원회'를 결성, 법무법인 매스트를 통해 다음 주 중 제작진을 사기·위력에 의한 업무방해죄 등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소·고발할 것이라고 예고한 데 따른 것이다.
제작진에게 방송법, 업무상 배임 등의 혐의도 적용할 수 있는지를 검토 중이다. 변호사 수임료를 위한 펀딩도 시작했다.
여기에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이 페이스북에 “투표조작 사건은 일종의 채용비리이자 취업사기”라며 '프로듀스X101' 조작 의혹에 가세하면서 사태가 일파만파 커지자 진화에 나선 것이다.
오디션 프로그램의 조작 의혹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엠넷의 대표 오디션 프로그램이던 ‘슈퍼스타K’ 시리즈를 비롯, 타 방송사 오디션 프로그램도 공정성 시비로 도마 위에 자주 올랐다. 프로 가수들의 서바이벌 프로그램도 마찬가지다. 가창력으로 내로라하는 가수들이 총출동한 MBC TV ‘나는 가수다’도 내내 원칙과 공정성 논란에 휩싸였다.
◇서바이벌에 ‘완벽한 리얼리티 없다’···객관성이 신뢰를 잃었을 때
제작진의 편집과 의도가 반영되는 서바이벌 프로그램에 ‘완벽한 리얼리티’는 존재하지 않는다. 시청자, 팬들도 이런 사실은 암묵적으로 인지하고 있다.데뷔조가 유력했던 특정 연습생이 탈락했어도, ‘반전이 있었겠지’라고 스스로를 합리화할 수 있는 이유다.
하지만 ‘프듀X’의 가장 큰 실수는 객관적인 숫자에서 오류를 발견하게끔 만든 것이다. 팬들의 의심은 합리적이다.
하 의원은 “1위부터 20위까지 득표 숫자가 7494.442의 배수”라고 지적했다. “주변 수학자들에게 물어보니 1등에서 20등까지 20개의 이런 숫자 조합이 나올 확률은 수학적으로 0에 가깝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투표결과가 이미 프로그램화돼 있다는 추론이 가능하다. 더구나 이번 ‘프듀X’의 최종회 투표는 건당 100원을 지불해야 하는 유료투표였다.
가요계 관계자는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스토리라인을 미리 짠다는 루머도 있다”면서 “이런 소문들이 누적돼 불공정하다는 의심이 팽배하고 있었는데 이번에 숫자로 합리적인 의심을 할 수 있는 상황이 발생하니 시청자들이 폭발한 것”이라고 봤다.
◇투표 시스템 자체가 문제, 결국 상처는 연습생 몫
일각에서는 투표로 순위를 가리는 서바이벌 프로그램 시스템 자체가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방송사 입장에서는 긴장감을 조성, 시청자가 적극적으로 참여해 시청률을 올릴 수 있는 좋은 수단이다. 참가자들이 스스로 실력을 상승시키는 긍정적인 측면도 물론 있다.
하지만 학벌과 서열 등 한국사회의 문제점으로 지적된 민낯이 노골적으로 포장된 것이 오디션 프로그램이라는 지적도 잇따랐다.
아울러 투표 경쟁이 과열돼 팬덤들끼리 물질적 경쟁을 벌이는 경우도 생겼다. ‘프로듀스’ 시리즈의 일부 팬덤은 자신이 지지하는 연습생에게 투표를 해주는 대중을 상대로 고가의 경품을 내걸어 시비가 일기도 했다. “실력이 아닌 인기로 데뷔 멤버가 정해진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반대로 이번 조작시비는 팬덤의 긍정적인 측면이라고 보는 이들도 있다. 불공정함 이의를 제기하는 적극적 ‘소비자 운동’의 하나라는 것이다. 언론과 함께 이들이 암묵적 권력의 감시자로 승격되면서, 향후 프로그램의 공정성 확보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얘기다.
이번 논란으로 결국 피해를 보는 것은 프로그램에 참가한 연습생들이다. 엑스원 멤버들은 투표 조작으로 데뷔한다는 의심을 안고 살아야 하고, 탈락자들은 피해자라는 트라우마를 안고 다시 연습실을 들락날락해야 한다. 무엇보다 “데뷔를 할 친구들이든, 못하게 된 친구들이든 모두 상처를 받을까봐 걱정이 된다”는 관계자의 말이 이들 연습생들의 상황을 대변한다. 엑스원은 팀 전체 활동 2년6개월, 개별 소속사와 병행하는 활동이 2년6개월로 총 5년 간 계약이 맺어졌다. 5년이 50년처럼 느껴질 수 있다.
‘프듀’ 시리즈는 엠넷의 대표 콘텐츠가 됐다. 쉽게 내버릴 수 없는 프로그램이다. 엠넷이 “사실관계 파악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되어 공신력 있는 수사 기관에 수사를 의뢰하겠다. 수사에 적극 협조해 사실 관계를 명확히 밝히고 책임을 질 부분에 대해서는 책임을 지겠다”고 뒤늦게나마 나선 이유다. 가요계 관계자는 “이번에 사실 관계를 명확히 하고, 책임 관계를 분명히 해야 엑스원 활동이 원활하고, 프로그램도 지속될 것”이라고 짚었다. 뉴시스
미디어팀
앞서 ‘프듀X’는 지난 19일 생방송에서 프로젝트 그룹 ‘엑스원’ 데뷔 멤버 11명의 순위를 발표했다. 그런데 멤버들의 최종 순위가 동일한 득표 차로 매겨진 것이 확인되면서, 순위를 인위적으로 조작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그러나 제작진은 며칠 동안 요지부동이었다. 입장을 따로 밝힐 것이 없다며 눙쳤다. 의혹에 대해 특별한 언급 없이 나흘을 버텼다.
24일 팬들의 움직임이 본격화되자 흔들리기 시작했다. 조작 의혹을 제기한 일부 팬들이 '프듀X진상규명위원회'를 결성, 법무법인 매스트를 통해 다음 주 중 제작진을 사기·위력에 의한 업무방해죄 등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소·고발할 것이라고 예고한 데 따른 것이다.
제작진에게 방송법, 업무상 배임 등의 혐의도 적용할 수 있는지를 검토 중이다. 변호사 수임료를 위한 펀딩도 시작했다.
여기에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이 페이스북에 “투표조작 사건은 일종의 채용비리이자 취업사기”라며 '프로듀스X101' 조작 의혹에 가세하면서 사태가 일파만파 커지자 진화에 나선 것이다.
오디션 프로그램의 조작 의혹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엠넷의 대표 오디션 프로그램이던 ‘슈퍼스타K’ 시리즈를 비롯, 타 방송사 오디션 프로그램도 공정성 시비로 도마 위에 자주 올랐다. 프로 가수들의 서바이벌 프로그램도 마찬가지다. 가창력으로 내로라하는 가수들이 총출동한 MBC TV ‘나는 가수다’도 내내 원칙과 공정성 논란에 휩싸였다.
◇서바이벌에 ‘완벽한 리얼리티 없다’···객관성이 신뢰를 잃었을 때
제작진의 편집과 의도가 반영되는 서바이벌 프로그램에 ‘완벽한 리얼리티’는 존재하지 않는다. 시청자, 팬들도 이런 사실은 암묵적으로 인지하고 있다.데뷔조가 유력했던 특정 연습생이 탈락했어도, ‘반전이 있었겠지’라고 스스로를 합리화할 수 있는 이유다.
하지만 ‘프듀X’의 가장 큰 실수는 객관적인 숫자에서 오류를 발견하게끔 만든 것이다. 팬들의 의심은 합리적이다.
하 의원은 “1위부터 20위까지 득표 숫자가 7494.442의 배수”라고 지적했다. “주변 수학자들에게 물어보니 1등에서 20등까지 20개의 이런 숫자 조합이 나올 확률은 수학적으로 0에 가깝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투표결과가 이미 프로그램화돼 있다는 추론이 가능하다. 더구나 이번 ‘프듀X’의 최종회 투표는 건당 100원을 지불해야 하는 유료투표였다.
가요계 관계자는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스토리라인을 미리 짠다는 루머도 있다”면서 “이런 소문들이 누적돼 불공정하다는 의심이 팽배하고 있었는데 이번에 숫자로 합리적인 의심을 할 수 있는 상황이 발생하니 시청자들이 폭발한 것”이라고 봤다.
◇투표 시스템 자체가 문제, 결국 상처는 연습생 몫
일각에서는 투표로 순위를 가리는 서바이벌 프로그램 시스템 자체가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방송사 입장에서는 긴장감을 조성, 시청자가 적극적으로 참여해 시청률을 올릴 수 있는 좋은 수단이다. 참가자들이 스스로 실력을 상승시키는 긍정적인 측면도 물론 있다.
하지만 학벌과 서열 등 한국사회의 문제점으로 지적된 민낯이 노골적으로 포장된 것이 오디션 프로그램이라는 지적도 잇따랐다.
아울러 투표 경쟁이 과열돼 팬덤들끼리 물질적 경쟁을 벌이는 경우도 생겼다. ‘프로듀스’ 시리즈의 일부 팬덤은 자신이 지지하는 연습생에게 투표를 해주는 대중을 상대로 고가의 경품을 내걸어 시비가 일기도 했다. “실력이 아닌 인기로 데뷔 멤버가 정해진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반대로 이번 조작시비는 팬덤의 긍정적인 측면이라고 보는 이들도 있다. 불공정함 이의를 제기하는 적극적 ‘소비자 운동’의 하나라는 것이다. 언론과 함께 이들이 암묵적 권력의 감시자로 승격되면서, 향후 프로그램의 공정성 확보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얘기다.
이번 논란으로 결국 피해를 보는 것은 프로그램에 참가한 연습생들이다. 엑스원 멤버들은 투표 조작으로 데뷔한다는 의심을 안고 살아야 하고, 탈락자들은 피해자라는 트라우마를 안고 다시 연습실을 들락날락해야 한다. 무엇보다 “데뷔를 할 친구들이든, 못하게 된 친구들이든 모두 상처를 받을까봐 걱정이 된다”는 관계자의 말이 이들 연습생들의 상황을 대변한다. 엑스원은 팀 전체 활동 2년6개월, 개별 소속사와 병행하는 활동이 2년6개월로 총 5년 간 계약이 맺어졌다. 5년이 50년처럼 느껴질 수 있다.
‘프듀’ 시리즈는 엠넷의 대표 콘텐츠가 됐다. 쉽게 내버릴 수 없는 프로그램이다. 엠넷이 “사실관계 파악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되어 공신력 있는 수사 기관에 수사를 의뢰하겠다. 수사에 적극 협조해 사실 관계를 명확히 밝히고 책임을 질 부분에 대해서는 책임을 지겠다”고 뒤늦게나마 나선 이유다. 가요계 관계자는 “이번에 사실 관계를 명확히 하고, 책임 관계를 분명히 해야 엑스원 활동이 원활하고, 프로그램도 지속될 것”이라고 짚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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